-청주 삼남매 엄마이자 국내 여성 중 마라톤 최고기록 소유자

▲ 조춘자씨

(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마라톤은 인생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길고 험한 길을 뛰면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쳐 주거든요. 덕분에 살면서 포기하는 법을 잊었습니다.”

청주에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독보적인 여성 울트라마라톤선수가 있다. 그 주인공은 삼남매의 엄마 조춘자(여·52·청주 강마라톤클럽)씨.

그는 지난 9월 22~25일 3박 4일 동안 강화군 창후리 선착장~강릉시 경포대 해수욕장 308km를 횡단하는 ‘2016년 한반도횡단 308km대회’에서 여성 최초로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50km마다 7시간 안에 들어와야 하는 시간제한이 있고, 62시간 안에 308km를 완주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는 114명이 출전해 67명이 완주, 10등 안으로 결승선을 들어온 여성마라토너는 그가 유일했다. 기록은 20대 남성들을 모두 제친 51시간 26분.

조씨는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잠을 못 자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겨우 10분 잔 것이 전부로 너무 졸리고 힘들다보니 정신이 희미해져 지나다니는 차량에 치일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며 “더 젊은 나이에 도전했다면 1등도 노려볼 만 했는데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2003년도에 다이어트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동양일보 거북이마라톤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2위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마라톤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6년 만에 풀코스를 32회 완주한 조씨는 2009년 강원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 여자부에서 풀코스 정상에 등극했다.

또 2013년도 100km울트라마라톤 국가대표에 발탁,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현재 그는 마라톤 풀코스 130번 이상 완주, 입상만 100번 이상 했다.

그는 “3년 전에 무리한 탓에 족저근막염(발뒤꿈치 통증 증후군)에 걸려 2년여를 쉰 적이 있었다. 집에만 있던 그때의 나는 살면서 가장 무기력했고, 우울증에 시달려 갱년기 증상을 보였다”며 “그 영향으로 갑상선 진단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마라톤을 다시 시작하면서 병이 치유됐고, 내가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그때 알았다”고 전했다.

20년 간 임상병리사로 활동한 조씨는 두달 전 직장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라토너로서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울트라 마라톤을 하면서 고통을 이겨내는게 마치 인생과 같다고 느꼈다. 인생도 힘든 과정을 견디고 나면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마라톤과 비슷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조씨는 내년 1윌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인 산악마라톤 100km에 출전한다. 국내에서 10명이 출전할 수 있는 이 대회에 여성은 조씨를 포함해 2명이다.

그는 “뛸 수 있는 나이까지 계속 뛰고 싶다”며 “내년에는 더 좋은 기록으로 여성최초의 울트라마라톤 최강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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