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갑자기 추우면 뇌출혈·심장발작 위험 높아

유난히 폭염이 심했던 여름이 지나가고 아침과 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완연한 가을이 돌아왔다.

한낮 기온은 아직 따사롭지만 이렇게 일교차가 큰 환절기일수록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특히 고혈압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9일 심장혈관내과 전문의에 따르면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자율신경계 작용으로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하고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동맥경화증·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관련 질환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심장발작이 생길 위험성이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60세가 넘으면 절반 가까운 사람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고 할 만큼 고혈압은 흔한 질환이 됐고 발병률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고혈압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심장과 뇌혈관 등에 장기적인 영향력을 고려하면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 되는 질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종진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더운 여름에는 전반적으로 혈압이 낮아지지만 추울 때는 정상인도 혈압이 다소 상승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혈압 환자는 혈관의 탄성도가 떨어져 있으므로 혈압이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다”며 “따라서 환절기에 혈압의 과도한 상승으로 인해 뇌출혈이나 심장발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꾸준한 운동은 심장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혈압 조절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추운 날씨에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

운동을 꾸준하게 하려면 보온이 잘 되는 옷을 입고, 준비 운동을 통해 전신을 잘 이완시키고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운동하는 도중에 흉통·가슴 답답함·호흡곤란 등 이상 징후가 생기면 곧바로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술은 혈관을 확장해 전신을 따뜻하게 해 주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과음하게 되면 혈관이 팽창했다가 추운 날씨 때문에 다시 수축하면서 혈압이 심하게 오르내리고 심장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된다.

김종진 교수는 “술과 담배는 혈관의 동맥경화를 악화시키고 말초 혈관들을 수축시키는데 여기에 외부 온도까지 낮으면 심장과 혈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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