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최초의 ‘기부명문가’가 탄생한다. 기부명문가는 가족구성원 3명 이상이 고액기부자 회원, 즉 아너소사이어티가 돼야 한다. 아너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을 기부하는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2007년 설립됐다.
기부명문가는 청주에서 무영종합건설을 경영하는 이민성(65) 대표 가족이다. 2013년 충북 12호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이 대표에 이어 2014년말 부인 김순자(67·무영산업개발 대표) 대표가 19호로 가입하면서 충북 최초의 부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뒤를 이어 둘째 아들인 규철(42) 씨가 10일 충북에서 34번째, 전국에서 1294번째 회원이 되면서 한가족 3명이 아너소사이어티가 되는 충북 최초의 기부명문가에 이름을 올린다.
아들 규철씨는 충북고와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거쳐 현재 청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규철씨는 사회활동과 불우이웃을 위해 꾸준히 봉사하고 헌신해 오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자신도 나눔의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왔다고 한다. 그 역시 청주지역 모범운전자회 고문으로 무료 법률지원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 부전자전이다.
충북 1호 부부이자 전국 39번째 부부아너 회원이 된 이 대표 부부도 처음엔 남들처럼 자식들 키우고 사업체 운영에 신경쓰다 보니 나눔과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고 한다. 남들처럼 겨우 TV모금에 참여나 하고 주위 불우이웃을 돕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 대표가 나눔을 행동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 매일 두갑 이상 피우던 담배값을 1년동안 모은 돈으로 쌀 35포대를 청주의 한 동사무소에 기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렇게 해서 물꼬가 트여진 나눔은 생활화가 됐다. 청주 강서지구 노른자땅을 주차장으로 조성해 무료로 제공했고 아무리 바빠도 나눔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찾아다녔다. 그가 갖고 있는 늘푸른장학회부회장, 충북도아동복지후원회장, 월드비전후원회장 등 많은 봉사단체 직함은 그의 나눔활동이 어떠한 지를 짐작케 해 주고도 남는다.
이 대표는 나눔의 즐거움을 느끼려면 반드시 배우자와 함께 할 것을 조언한다. 이들 부부는 앞으로 결손아동과 무의탁 노인을 돕는 게 남은 인셍의 목표라고 한다. 그래서 장학재단과 노인보호시설을 건립해 나눔의 삶을 더 확장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한 부지도 마련해 놓았다.
나눔은 단지 돈이 많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골퍼 김해림(27·청주시 오창읍) 선수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너소사이어티(2013년)가 된 것이나 첫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은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129전 130기’만에 지난 5월 교촌허니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 상금 1억원(세액공제 9070만원)을 기부했다.
돈은 써야 내 돈이라고 했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갖고 있어도 쓰지 않으면 내 돈이 아니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사회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위축된 나머지 나눔활동에 찬바람이 불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우리 사회가 더 밝아지고 건강해지는 모습으로 변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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