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N ‘코미디 빅리그’(코빅)가 방송 5주년을 맞았다.

‘코빅’은 KBS 2TV ‘개그콘서트’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석현 PD와 장덕균 작가가 2011년 9월 tvN에서 선보인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방청객 투표로 출연팀 순위를 매기는 방식을 도입한 ‘코빅’에서는 매주 불꽃 튀는 개그전쟁이 벌어진다.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코너는 곧바로 도태된다.

이제 ‘코빅’의 강점으로 굳어진 순위제가 곧바로 뿌리내린 것은 아니다.

1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코빅’ 5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국주는 “처음에는 최하위 팀원들이 울기도 하고 특히 선배 코미디언들이 꼴등을 하면 전체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코미디언들이 점점 순위제에 적응하고, 김 PD가 선후배 코미디언간 엄격한 위계질서 대신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상승효과를 냈다.

장 작가는 “코너에서 역할이 모자라서 전주에라도 대본을 쥐여주면 누구나 열심히 참여한다”면서 “인기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다들 열심히 한다”고 강조했다.

코미디언들도 “리그 안에서 서로 이기려고 하기보다는 놀듯이 연기한다”(이진호)고 전했다.

황제성은 “‘내 개그가 몇 등을 할까’ 하는 건 코미디 직종 종사자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궁금증”이라면서 “김 PD가 도입한 순위제는 자유분방한 개그맨들을 한데 묶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신의 한 수’”고 강조했다.

‘코빅’ 5년 역사에서 적잖은 잡음도 있었다. 특히 지상파보다 높은 개그 수위가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박성재 PD에게 연출자 자리를 물려준 김석현 CP는 “연기자들 막말 논란이 일 때가 가끔 있는데 코미디 연기 과정에서 나온 것을 그 코미디언의 성격과 행동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을 시청자와 기자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 4월 코너 ‘충청도의 힘’에 출연한 장동민이 한부모 가정을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가 질타받은 점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옆에 앉은 장 작가는 “연출자와 ‘이건 방송에 나가도 될까’ 하는 고민을 일주일에 열 번은 하는 것 같다”면서 “지인이나 가족이 봤을 때 ‘그게 뭐야’ 하는 거라면 안 된다는 잣대 아래 그 선을 지키려고 어마어마하게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초창기만 해도 누리꾼들로부터 ‘조기 축구회냐’ ‘버린 애들 수거해서 뭐하냐’는 조롱을 받았던 ‘코빅’은 이제 ‘개그콘서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지상파 공개 코미디가 최근 식상하다는 비판 속에서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코미디 빅리그’의 선전은 더 돋보인다.

김 CP는 “‘빅리그’ 이름에 걸맞은, ‘개그콘서트’에 버금가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면서 “이제 동등한 관계로 다들 평가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코미디언들 자체가 위대한 콘텐츠”라면서 “지난 5년간 뿌리를 내렸는데 이제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을 수 있도록 합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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