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포석 조명희 학술 심포지엄’서 양승국 서울대 교수 주장

▲ 5회 포석 조명희 학술심포지엄이 20일 진천군 조명희 문학관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이 조명희 선생의 생애와 문학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명기 동양일보 편집부장, 오만환 시인·진천문인협회장, 박진숙 국문학박사·충북대 부교수, 권희돈 문학평론가·청주대 명예교수, 양승국 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 김주희 문학평론가·침례신학대 교수, 정연승 소설가. <사진·최지현>

(동양일보 김재옥 기자) 극작가 김우진 스스로가 자신의 최초 창작 희곡으로 밝힌 ‘산돼지’가 조명희의 시에 강력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20일 오후 4시 30분 진천 포석 조명희 문학관에서 열린 5회 ‘포석 조명희 학술 심포지엄’에서 양승국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조명희와 김우진’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양 교수는 “김우진은 희곡 ‘산돼지’의 제목을 처음에 조명희의 시 ‘봄 잔디밭 위에서’라고 붙였을 정도로 포석의 시에 강력한 영감을 받았다”면서 “‘산돼지’에는 포석의 시 ‘봄 잔디밭 우에’와 ‘달 좇아’ 전문을 인용할 정도로 조명희의 시는 김우진과 김우진의 작품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명희에게 보낸 김우진의 편지를 보면 김우진이 조명희의 시 ‘봄 잔디밭 우에’를 처음 접한 것은 1924년 5월이고, 이를 소재로 희곡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1926년 6월”이라면서 “김우진은 동경에 체류하고 있던 1926년 6월 ‘산돼지’ 집필을 시작했고 한 달 이상 걸려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박진숙 충북대 교수는 “조명희는 더 이상 사회주의자, 사회주의 문학자가 아니라 조선 민족주의 ‘문학자’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라며 “그가 예술 창작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념보다도 철저히 시대 현실을 포착해서 생동감 있게 전달하는 것 이었다”고 말했다.

또 “조명희는 조선에서는 감시의 눈과 검열 때문에 시대 비판적인 발언도, 운동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답답함을 느꼈고, 때문에 망명을 했는데 사회주의국가인 러시아에서조차도 이상적인 세계가 펼쳐진 것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창작의 자유가 제한되고 작품 역시 검열로 만신창이가 되는 현실 속에 놓였다. 결국 조명희는 사상적 지향점이 ‘사회주의’라는 이름을 가진 이상주의자였다”고 주장했다.

주제 발제 후에는 권희돈 문학평론가(청주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김명기 동양일보 편집부장과 김주희 문학평론가(침례신학대 교수), 오만환 진천문인협회장(시인), 정연승 소설가가 토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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