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우은정

첫사랑

 

우은정

 

찔레순 꺾어 오물거리다가

그 서늘한 뒤꼍 그늘 맛에 놀라

눈 동그랗게 뜨자

드디어는 떫은 맛으로

혓바닥에 감겨드는 촉감이

 

그래 네 맛도 내 맛도 모르는

그 긴 호젓한 햇살에

구름구름 넘기면서 진종일을 바라보던 고갯마루

그렇게 천천히 걸어서

어디론가 점으로 사라진 기억이 있긴 있지

 

그게

안을 수 없는 그림자였지 아마

 

△시집 ‘바람의 결에 바람으로 서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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