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 5년 단임 대통령제 도입후 노태우 YS DJ 노무현 임기말 탈당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 파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으나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현 정권과 분명히 선을 그으려는 움직임은 오히려 확산하는 흐름이다.

탈당론은 이번 의혹의 진상규명 차원에서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고, 특검의 '성역없는 수사'를 보장하려면 대통령이 집권여당의 당적을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에 근거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26일 SBS라디오에 출연, "대통령 탈당이 결국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결국은 그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속한 특검 수사와 함께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의 전면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여당 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 탈당을 요구한 김용태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특검을 시작하게 되면 엄격하게 수사를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집권당의 당적을 유지하면 아무래도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탈당이) 대통령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한 담화였다"면서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국정 모두를 최순실에게 상의하고 조언하고, 국가적인 대소사를 미리 알렸다는 것은 범법행위를 넘어 그야말로 국기파괴 사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비주류 중진 의원도 이날 "우선 급한 것은 청와대 개편"이라면서 "그러나 당장은 아니겠지만 종국적으로는 대통령이 탈당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청와대 및 내각의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응하지 않을 경우 민심이반을 수습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특검 도입이 결정되면 탈당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 주류 측에서 대통령 탈당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는 데다 자칫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차기 대선국면에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인 정병국 의원도 이날 PBC라디오에 출연, "새누리당도 공동책임이 있는데 대통령에게 탈당하라는 것은 책임을 피하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공동의 책임자로서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87년 개헌으로 5년 단임 대통령제가 도입된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모두 비리 연루나 당내 알력 등으로 재직 중 탈당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유일하게 임기 종료까지 당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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