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서정교(51·옥천군 청산119안전센터장) 시조시인이 최근 시조집 ‘하심(下心)’을 발간했다. 2005년 발간한 첫 시조집 ‘내일이 모두에게 내일이 아니듯’ 이후 꼭 10년만에 나온 두 번째 시조집이다. 제호인 하심(下心)은 불교용어로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이란 의미다.

서 시인은 소방관으로서 지난 20년간 생과 사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시집의 제호를 ‘하심(下心)’으로 정하며 119의 이념에 충실해 살아온 지난 20년처럼 남은 시간도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내게 보내는 편지’, 2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3부 ‘우리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편지’, 4부 ‘딸애의 편지’.

특히 1부 ‘내게 보내는 편지’에 실려 있는 ‘新 목민심서’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바로 서 시인의 공직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목민심서’는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관리들의 폭정을 비판하며 수령이 지켜야할 지침을 알려주는 책이다.

목민관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제시함으로써 공직자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新 목민심서’ 시리즈를 통해 서 시인이 공직자로서 늘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新 목민심서·8’은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다짐이 녹아 있는 작품으로 그의 굳은 다짐 앞에 숙연해 진다.

또 하나 돋보이는 것이 각 부의 제목이다. ‘내게 보내는 편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라는 이름으로 보내는 편지’, ‘딸애의 편지’ 등 각 부가 모두 제목에 ‘편지’를 포함하고 있다.

나순옥 시조시인은 서평을 통해 “편지로 귀결되는 각 부의 머리제목을 보면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내는 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며 “평소에도 다산을 닮으려는 노력을 하며 살아온 서 시인이 이 시조집을 통해 ‘유배지에서 보내는 편지’가 담고 있는 의미를 자신의 시 세계와 접목시켜 무언으로나마 전해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4부 ‘딸애의 편지’도 주목할 만 하다. 서 시인의 딸 서지아(청주여고 3년)양이 쓴 9편의 시조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청풍명월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등 다수의 입상 경력이 있는 지아 양은 이 책에서도 수준 높은 작품을 보여준다.

서 시인은 “이번 시집은 딸의 시를 함께 넣어 더 소중하다”며 “국민을 위해 헌신·봉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늘 목민심서를 옆에 두고 처음처럼 세상을 보고, 느끼며, 말하고, 행동하는 시인, 소방관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서 시인은 강원 삼척 출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사)한국문인협회 진천지부 감사, 충북시조문학회 부회장, 한국소방문학회 편집위원,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행우문학회 회원, 포석기념사업회 회원 등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이든북, 139쪽,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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