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중원대 교수)

▲ 김 택(중원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비선 실세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취임 전 후에 최순실씨에게 연설과 홍보에 관하여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JTBC는  최 씨가 연설만이 아니라 국정 모든 것에 관여한 것으로 방송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의 공식직책도 없는 민간인이 청와대의 중요문건을 봤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기록물관리법위반행위라고 볼 수 있다. 국민들도 참담한 상태이고 국가의 혼돈을 걱정하고 있다. 이미 AP통신 등 외신들도 최 씨를 불가사의한 의문의 여자(mysterious woman)라고 하며 어둠의 실력자라고 보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주요 언론들도 최 씨의 국정농단이나 인사개입을 보도하고 있으며 비선개입이라든지 국가통치시스템이 과연 제대로 작동하기나 한 것인지 비판하고 있다. 여당이나 야당들도 특검에 합의하며 진실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통령의 도덕성과 권위가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와 같은 파문에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제 국민여론은 탄핵 하야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 공무원들도 심각한 동요와 자괴감에 빠지고 있다. 한마디로 국정마비다.
이와 같은 문제가 나오게 되는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먼저 사정기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무엇을 하였단 말인가. 민정수석실은 최 씨의 국정농단을 포착하지 못했단 말인가 아니면 알고도 침묵했는가? 이런 의혹을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을 만들어 재벌들에게 800억 원 가량을  내게 한 힘은 누구인가? 장사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  군사 정부 때와 같이 단기간에 돈을 걷은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외국에 잠적해 있는 최 씨를 강제 소환하여 조사해야 한다. 신병도 확보 못하고 어떻게 검찰이 수사한단 말인가?  수사를 하려면 용의주도하게 하여야 하는데 변죽만 울리면 누가 믿겠는가? 이번에도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 못하고 압수수색 흉내만 낸다면 그 시간에 청와대 관련자들은 증거인멸을 시도할 것이다.  이번에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고 많은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검찰이 보여준 행태가 미덥질 못하다. 왜 특검에서 파헤쳐야 한단 말인가? 그만큼 검찰은 성찰하여야 한다.
세 번째는 청와대 비서관이 최 씨에게 청와대 문건들은 갖다 준 자료들이 외교 국방 등 국가의 중요한 문서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밀들이 유출된 것은 보통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 기록물은 국가의 안위와 같이 중대한 정보다. 이런 정보를 반출하고 파기하는 것은 대통령 기록물관리법 위반행위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어떻게 민간인에게 전달하고  수정할 수 있는 가. 이것은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파괴하고 국기문란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와중에서 그래도 권력부패를 파헤치는데 언론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리를 추적하며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등 수사관의 역할까지 한  JTBC 등 여러 언론사 기자들의 소명의식과 탐사정신을 높이 평가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백척간두에 놓여 있다. 정치도 안보도 경제도 어려운 위기상태이다. 국가의 운명을 위해 환골탈태하고 국가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통령은 국정을 일대 혁신해야 한다. 먼저 인사문제다. 청와대 비서진들을 교체해야 한다. 국기문란행위나 범죄혐의가 있는 자 들은 일벌백계 다스려야 한다. 또한 책임행정을 펼치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는 장차관들도 바꿔야 한다. 또한 대통령은 당을 탈당하고 거국내각을 수립해야 한다. 내년 대선까지 중립적인 운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수습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 정권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대통령은 이제 남은기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 권위는 추락하고 말 것이다. 박근혜대통령께서는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하고 고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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