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고령에도 16년째 노인들에 지팡이 ·효자손 나눠줘

 

(청양=동양일보 박호현 기자) 고령의 나이에 손수 장수지팡이인 ‘청려장’과 효자손을 만들어 16년째 주위에 나눠주고 있는 노인이 있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청양군 정산면 덕성1리에 거주하는 조한복(87·사진)옹으로 조옹은 평소 남다른 손재주로 청려장을 만들어 올해 들어서만도 충남정신발양회에 70여개, 정산 현대병원에 40여개, 장수노인과 효자·효부상 표창 시에도 청려장을 기증했다.

또 지난 25일에는 정산면 덕성리 열성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 20여명에게 청려장을 선물했다.

청려장은 ‘명아주’라는 1년생 풀의 줄기로 만든 가볍고 단단한 지팡이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장수지팡이를 일컫는다.

14대째 고향마을을 지켜온 토박이로 젊은 시절부터 손재주가 있다는 말을 들어온 조옹은 자신과 같은 노인들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하다 지난 2001년부터 명화주 나무를 뒷산에 심어 이를 이용해 지팡이를 만들고, 또 대나무를 채취해 효자손으로 다듬어 이를 이웃들에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만드는 작업이 의외로 복잡하지만 조옹은 이 일을 즐겁게 여기며 황토 흙물로 색까지 곱게 들여 나눠주고 있다.

조옹이 지금까지 만들어 이웃에 나눠준 효자손과 청려장은 어림잡아 2000여개가 넘으며, 이밖에 박달나무로 만든 윷과 퇴침 등도 만들어 경로당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조한복 옹은 “많은 노인들이 몸이 허락하는 한 경로당뿐만 아니라 어디든 건강하게 다니길 원하는 마음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 “나의 작은 재능이 이웃들에 도움이 되는데 보람을 느껴 앞으로도 힘 닿는 때까지 만들어 이웃에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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