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6회 충청북도 시낭송경연대회가 지난 29일 오전 10시 충북예총회관 1층 따비홀에서 열렸다. 충청북도 시낭송경연대회는 시낭송을 통해 아름다운 시심을 기르고, 우리말과 글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사랑 운동을 통해 모국어에 대한 사랑을 더욱 높이고자 마련됐다.

동양일보가 주최하고 동양일보 문화기획단이 주관, (사)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와 꽃씨방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학생부 9명과 일반부 14명 등 모두 23명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으며 김순자씨가 일반부 대상을, 김도현군이 학생부 대상을 수상했다.

동양일보는 지면을 통해 일반부와 학생부 대상 수상자의 인터뷰를 싣는다.

<편집자>

 

일반부 대상 김순자씨

 

오랜 출전 끝에 얻은 결실에 기뻐

5년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시낭송은 생활의 일부분

남은 일생도 시낭송과 함께 하고 싶어

 

▲ 김순자씨.

“시낭송을 시작한지 5년 정도 됐습니다. 5년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6회 충청북도 시낭송 경연대회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 김순자(65·충주시 교동)씨. 감격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수상 소감을 말하는 그의 밝은 모습에서 시낭송에 대한 깊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주에서 교직생활을 하다 퇴임한 후 취미를 찾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시낭송을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시낭송의 세계에 몸담게 됐다.

“지인의 권유로 시낭송 무대를 구경하러 간 것이 시작이었어요. 거기서 처음 시낭송 무대를 접한 뒤 시낭송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바로 이거다. 이것을 꼭 해야겠다’ 마음하나로 무작정 시낭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낭송을 시작한 그는 현재 고운소리낭송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낭송으로 외로운 사람들을 위로하고 조금 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회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김씨는 시낭송을 지도해준 이덕자(소설가) 시낭송가와 함께 노력한 고운소리낭송회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산책 할 때나 등산할 때, 일상생활 속에서 흥얼흥얼 시를 낭송해요. 친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시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정말 귀한 자산을 얻은 느낌이에요.”

시낭송을 통해 시가 주는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고 무대에 서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 가슴이 뛴다고 말하는 김씨.

그는 이번 대회에서 안도현 시 ‘빗소리 듣는 동안’을 낭송했다. 처음 이 시를 접했을 때 시가 자신에게 다가와 가슴에 안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기존과는 다른 분위기의 낭송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 시를 택했다. 김씨는 시가 몸에 베여 자연스러워 질 수 있도록 집안일을 할 때도, 길을 걷다가도 시를 외웠다.

요즘 김씨는 시가 가진 아름다움을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시낭송을 시작하고 난 뒤 시를 읽을 때면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느끼게 돼 깜짝 놀라게 된다”며 “그 아름다움을 대중들에게 고스란히 전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고운소리낭송회와 문향회 등 단체 활동도 더 열심히 할 계획이다. 혼자였다면 이번 수상의 영광도, 시낭송이 주는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내년 대회를 준비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우선 시를 사랑하고 시를 깊이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많은 연습을 통해 시가 몸에 베이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내년 대회를 준비하는 분들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꿈은 이름 난 시낭송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어서까지 오래오래 시낭송을 하는 것이 꿈이다. 오래 시낭송을 하며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시가 주는 즐거움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말했다.

 

학생부 대상 김도현군

 

2년전 형 따라 시낭송 시작

시낭송의 매력에 푹 빠져 있어

무대에 올랐을 때의 떨림이 좋아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할 것

 

 

6회 충청북도 시낭송 경연대회에서 학생부 대상은 김도현(진천 상산초 4년)군이 차지했다. 이날 김

▲ 김도현 군.

군은 무대에 올라 정한모 시 ‘어머니’를 낭송했다. 시를 낭송하는 김 군의 곧은 자세와 맑은 목소리에 객석에서는 연신 감탄이 흘러나왔다.

김 군이 시낭송을 시작하게 된 데는 형 김정진(진천중 3년)군의 영향이 컸다.

“2학년 때부터 시낭송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형이 시낭송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도 지켜봤고 대회도 함께 따라다녔는데 무대에 오른 형의 모습을 볼 때마다 저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2년 전부터 시낭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11회 전국시낭송대회 금상, 13회 전국시낭송대회 특상을 수상하기도 한 형 정진 군은 그동안 쌓아온 팁들을 전수해주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김 군의 멘토 역할을 맡았다. 평소에 형과 함께 시낭송가를 흉내 내며 놀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김군.

김 군의 대상 수상엔 숨은 조력자가 또 있다. 바로 시낭송을 지도해준 최옥화 시낭송가다.

김 군은 “최옥화 선생님은 잘 하지 못해도 항상 격려해 주시고 바른 자세로 낭송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며 “선생님의 좋은 지도 덕분에 큰 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낭송을 시작한지 2년. 김 군은 시낭송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무대에 올라가면 가슴이 두근두근 해요. 그 떨림은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줘요. 무대에 올라 시낭송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것도 너무 좋아요. 꾸준히 연습해서 형처럼 상도 많이 타고 싶어요.”

김 군은 시낭송 외에 운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름 내내 축구연습을 하느라 까맣게 타버린 그는 국가대표 축구선수라는 꿈을 갖고 있다.

“저보다 훨씬 잘한 친구들이 많아서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정말 즐겁고 좋아요. 앞으로도 시낭송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시를 들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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