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월드시리즈 전적 2승 3패…11월 2일 6차전

시카고 컵스가 질긴 '염소의 저주'에 다시 무릎을 꿇을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다.

컵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계속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컵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1승 3패의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이날 지면 1908년 이후 무려 108년 만의 챔피언 등극 꿈도 물거품이 된다.

하지만 컵스는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리는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두고 승부를 6차전으로 끌고 갔다.

▲ 시카고 컵스 마무리투수 채프먼과 포수 윌슨 콘트레라스가 포옹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이날 양 팀의 선발 투수는 존 레스터(컵스), 트레버 바우어(클리블랜드)였다.

컵스 에이스인 레스터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9승 5패 평균자책점 2.44의 괄목할 성적을 거두고 포스트시즌에서도 2승 1패 평균자책점 1.69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바우어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각각 12승 8패 평균자책점 4.26, 1패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두 투수 대결에서 역시 레스터가 웃었다.

레스터는 6이닝을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바우어는 4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이 바우어의 이날 기록이다.

먼저 미소를 지은 쪽은 클리블랜드였다.

호세 라미레스는 2회초 레스터의 시속 149㎞(92.3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선취점을 얻으면 예외 없이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이번에는 달랐다.

컵스는 4회말 3점을 올리며 단숨에 역전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바우어의 시속 147㎞(91.5마일)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월 홈런을 폭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브라이언트는 정규시즌에서 타율 0.292, 39홈런, 102타점으로 맹활약했으나 전날까지 월드시리즈에서 14타수 1안타 0타점으로 침묵했다.

이런 그의 대포 한 방이 컵스 타선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컵스는 브라이언트를 시작으로 4타자 연속 안타를 쳐 1점을 보탰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데이비드 로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1로 달아났다.

컵스의 수비 집중력도 훌륭했다.

1루수 앤서니 리조와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는 클리블랜드의 파울성 타구를 몸을 날려서 잡아내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와후 추장의 저주'를 풀기 위한 클리블랜드의 투지도 강했다.

6회초 2사 2루에서 프란시스코 린도어의 타구가 중견수 앞을 향하면서 1점을 추격, 3-2로 따라갔다.

컵스는 3-2로 앞선 7회초 1사 2루에서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채프먼은 시속 160㎞ 이상의 직구를 던지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다.

채프먼은 팀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며 이름값을 했다.

컵스는 '염소의 저주'에, 클리블랜드는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컵스는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도전한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68년 만에 대권 도전에 나섰다.

양 팀은 이틀 뒤인 11월 2일 클리블랜드의 홈 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6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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