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장문석

늦가을 오후

 

장문석

 

상가喪家에서 구두가 뒤바뀌었다

그것을 사흘 만에야 알았다

 

높은 굽에다 모양과 크기도 엇비슷했다

심지어 뒤축 바깥이 삐딱하게 닳은 것도 닮았다

 

누군가 나처럼 키 작고 발 작은

세상을 삐딱하게 걸어온 사람이 있었나 보다

 

그를 위해 술을 한 잔 더 부어 놓고

혹시나, 연락을 기다리는 늦가을 오후

 

△시집 ‘꽃 찾으러 간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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