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등 생산 건전지·축전지 충북 수출비중 47.5%
도내 해외진출기업 총 954개 중 49.1% 중국서 활동
국가 간 분쟁 보호무역주의 대비 거래선 다변화 필요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충북경제의 거래선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30일 프랑스계 금융회사 나티시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 통화인 위안화 가치 절하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나설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지목했다.

이는 충북 주력산업 수출 품목의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Exposure, 특정 기업 또는 국가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말)가 높은 국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역 관계에서 중국 수출이 국가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지목된 싱가포르의 경우 대중국 수출이 GDP의 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였다.

중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국가의 두 번째 특징은 자국 관광산업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크다는 점이다.

중국 해외관광연구소는 지난해 해외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14.5% 늘어난 354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해외에서 총 2350억 달러를 썼다. 대부분의 중국인 관광객은 휴가지로 아시아를 선호했고 전체 중국인 해외 여행객의 60%는 아시아를 방문했다. 이 중 10.4%는 일본과 한국을 찾았다. 특히 관광산업에서 중국 익스포저가 높은 국가들은 중국과의 정치적 마찰에 민감하다고 나티시스는 설명했다. 일례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은 베트남의 지난해 중국 해외관광객의 방문이 20% 급감했다.

끝으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이른 바 ‘실크로드 경제 벨트’ 프로젝트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은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하나로 연결해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만드는 거대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 붓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왔지만 그만큼 중국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어 한국 등 이웃나라들은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충북도 마찬가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충북의 주력산업 수출품목 중 LG화학 등이 생산하는 건전지 및 축전지는 한국 전체 대중국 수출액(14억7462만4000달러)의 47.5%(7억48만8000달러)에 달한다.

LG화학 등이 제조하는 플라스틱 제품도 중국에 대한 한국 전체 수출액(26억9937만9000달러)의 15.6%(4억2133만1000달러)가 충북에서 수출되고 있었다.

SK하이닉스 등이 제조, 수출하는 반도체는 전국(278억2197만1000달러) 수출액 중 충북이 차지하는 비중이 7.2%(20억518만1000달러)에 달했다.

LG생활건강이 생산해 수출하는 비누치약 및 화장품 중 충북이 차지하는 비중은 1.5%(1890억6000달러) 정도였다.

이처럼 충북의 주력산업 수출 품목이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 수준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투자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충북에서 홍콩을 포함한 중국에 투자한 법인은 총 468개로 도내 해외 진출기업 총 954개의 49.1%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에서 중국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려 든다면 충북의 주력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실제 최근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인증에서 한국기업이 탈락한 바도 있어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도내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이 관광객 통제에 나설 경우 중국인 관광객 전용 공항인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이용객 감소로 이어져 공항 활성화 및 항공정비(MRO)단지 조성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청주공항의 전년대비 올해 운항편수는 38.4%, 여객 87.2%, 화물 68.2%가 증가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여행 제한 조치에 본격 나설 경우 관광객 감소로 인한 청주공항 활성화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내 거래선 다변화와 공격적 마케팅, 제3국 무역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충북 주력산업의 수출 대상국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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