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대 횡령 혐의…검찰, 이례적 공개수배
청주 덕성초 졸업…지역서 다수 지인과 교류

▲ 부산지검은 520억대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지명수배한 부산 엘시티 시행사 대표 이영복(66) 회장을 지난달 27일 공개수배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최근 520억원대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 대표 이영복(66) 회장이 청주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장은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 덕성초를 나왔고 검찰수사로 잠적하기 전까지 청주를 자주 찾아 지역인사들과 교류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산 엘시티 사업 비리 사건으로 검찰수사 중 잠적했다. 이 회장이 주도한 엘시티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끼고 국내 최고층 주거복합시설인 101층 랜드마크 타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인데 펜트하우스 분양가격이 68억원의 고가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검찰은 구속된 시행자 직원 등이 조성한 비자금 500억여원 가운데 상당부분이 이 회장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는 검찰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8월 검찰소환에 불응하고 달아나 석 달 가까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에 나서 검거전담반까지 꾸려 추적해왔으나 검거하지 못하자 지난달 22일 경찰청에 검거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같은달 27일 이 회장과 수행비서 장민우(41)씨를 공개수배하고 이 회장의 최근 사진과 주요 혐의, 인상착의를 담은 전단을 공개했다.

이 회장 주변에는 장씨와 같은 다수의 조력자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개수배는 흉악범이 아닌 피의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이례적으로 분석된다.

검찰과 건설업계 주변에선 이 회장이 전라, 경기, 서울 등지로 거처를 옮기면서 도피 중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경상지역의 한 골프장 대표와 호남의 한 건설사 대표가 도움을 줬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청주지역에도 이 회장과 교류를 가졌던 지인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이 회장의 도피와 이번 사건 수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1일 국민안전처 산하 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 5곳에 이 회장의 공개수배 전단을 보내 검거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이 배를 타고 외국으로 밀항할 것에 대비해 협조 공문을 보냈고 주요 항·포구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해달라고 해경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다대·만덕지구 택지전환 특혜의혹 사건 때도 잠적했다가 2년여 만에 자수한 경력이 있어 밀항할 것에 대비해 해경에 수배자 검거협조 요청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98년 ‘부산판 수서 사건’이라 불리는 ‘다대·만덕지구 특혜의혹’의 핵심인물이다. 당시 동방주택 사장이던 이 회장은 당시 부산 사하구 다대동 임야 42만2000여㎡를 매입,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용지로 용도 변경해 100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정관계 로비설과 압력설에 휘말렸다.

그는 1999년 검찰수배가 떨어지자 2년여간 도피생활 끝에 자수한 했으며 이후에도 정·관계 로비 인사들을 언급하지 않았다. 지역 정·관계 등에서는 “이 회장은 믿을 만한 사람이어서 보호해야 한다”는 웃지 못 할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이 사건으로 배임과 횡령 등 9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상당수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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