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편집국 부장/대전지역 담당)

▲ 정래수(편집국 부장/대전지역 담당)

정의당 추혜선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은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5년간 암 발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세슘이 20만 2200Bq(베크렐·방사성 물질이 방사능을 방출하는 정도)이 방출됐다고 밝혔다. 또 삼중수소도 20조 7400억Bq이 나왔다고 했다. 이 방출량은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료는 추 의원이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방사성물질 연간 환경방출량 및 피폭선량평가’를 분석한 결과다. 원자력연구원에서 지속적으로 방출한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구체적인 방출량을 확인,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회 등 극히 제한된 용도 외엔 구체적 자료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자료는 그러잖아도 논란을 빚는 원자력연구원의 안전성에 대해 한층 더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원자력연구원 방출 방사성 물질과 그로 인해 주민 건강 피해 등에 대한 제대로 된 자료나 정보를 접하지 못하다 보니 주민들은 깜깜이로 지낼 수밖에 없던 터였다. 게다가 세슘이 암의 주요 발병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더욱 그렇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지만 대전의 방사성 폐기물량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원자력연구원 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2만9728드럼으로 고리 원전(4만1398드럼) 다음으로 많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1699개(3.3t)가 보관돼 있어 사실상 도심 속 ‘방폐장’이나 다름없다. 최근에는 원자력연구원이 연구 목적으로 방사능 누출 위험이 큰 손상된 핵연료를 부산 고리원전과 전남 영광 한빛원전 등에서 들여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한 ‘배출관리기준치’를 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출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는 속단은 위험하다. 아무리 미량이라도 인체에 누적되면 어떤 질병을 유발할지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 알 수 없다. 안전하단 말로 얼버무릴 일이 아니다. 한번 피해 보면 돌이킬 수 없다. 방사능 물질은 안전이 최우선이다. 대전 시민들은 그 무엇보다도 안전한 도시에서 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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