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자금조달·시공사 유치·분양 마케팅 등 의혹

속보=청주출신으로 520억원대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해운대 엘시티(LCT) 실소유주 이영복(66) 회장과 '국정농단'의 장본인으로 2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순실(60)씨가 같은 친목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2일자 3면

이 회장은 몇년 전부터 최씨와 서울 강남의 유력인사 20여명이 계원으로 있는 친목계 모임에 가입해 있다.

곗돈은 매월 1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을 피해 석 달째 도피하는 이 회장도 최근까지 곗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한 건설업계 인사는 "어마어마한 인맥을 자랑하는 이 회장이 강남 재력가들이 주축이 된 계 모임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이 회장 본인에게 들은 바 있다"며 "이 회장이 어렴풋이 모임 중 눈에 띄는 인사로 최순실씨를 언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최씨가 있는 모임에 가입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먼저 강남 부유층 인사들을 상대로 엘시티 주거공간을 분양하려고 계 모임에 가입했을 개연성이 높다.

이 회장은 부산에서도 유력인사들과 부유층과 만날 때마다 엘시티를 분양받으라고 권유했고, 상당수 사람이 실제 청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 주거공간 분양가가 3.3㎡당 2700만원이어서 부산에서는 분양률을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회장이 직접 강남 부유층을 상대로 마케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한 인사는 "이 회장이 권유해 강남 '큰 손' 서너 명이 수백억원씩 투자해 수십억원 하는 엘시티 아파트를 10채 정도 청약했다는 얘기를 이 회장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

사업계획이 확정되고도 자금난과 부동산 경기침체로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던 이 회장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당 계 모임에 가입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엘시티 시공사는 대우건설에서 세계 최대의 건축회사인 중국건축(CSCEC)을 거쳐 현재 포스코가 맡고 있다.

대우건설과 중국건축 측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엘시티에서 손을 뗐다.

엘시티 측은 2013년 10월 중국건축과 시공계약을 맺었지만, 부동산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차질을 빚어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시공계약이 깨졌다.

국내외 건설업체가 손을 뗄 정도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엘시티 사업에 포스코건설이 '책임 준공'까지 내세우며 시공사로 등장한 것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던 엘시티 측에 1조7800억원 규모의 PF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린다.

PF가 사업의 미래가치에 중점을 둔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투자를 주저했던 금융권에서 다대·만덕 택지전환 특혜 사건의 장본인인 이 회장이 추진하는 엘시티 사업에 전격적으로 수천억원짜리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 아닌가 하는 것이다.

특히 대주단 간사인 부산은행의 당시 최고위 인사는 이 회장과 개인적 모임을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시티와 포스코건설 간 시공계약과 대주단의 PF 모두 지난해 7∼8월 이뤄졌다.

이밖에 몇년 전 이 회장이 실소유주인 청안건설이 수도권 2곳에 대규모 건설사업을 시작하면서 각종 인허가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려고 해당 계 모임에 가입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도 건설업계에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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