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촌극 '도박 끝 행복 시작'의 공연 장면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엄마, 아빠는 나한테 공부 얘기만 하고… 내 말은 끝까지 들어주지도 않잖아. 공부 말고 스트레스 풀만한 데도 없는데……. 친한 친구가 피씨방에 한번 가자고 해서 갔는데 몇 번 돈을 땄거든. 그때의 짜릿한 기분이 잊히지 않는 거야. 심장이 쿵쿵 뛰고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만 나는 거야. (중략) 엄마, 그래서 딱 크게 한번 해서 이기면 잃은 돈 다 메꾸고 다시는 안하려고 했어요.” (촌극 ‘도박 끝 행복 시작’ 중에서)

최근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불법 도박에 빠져드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북도내 한 여성단체 회원들이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 연극 공연을 펼쳐 눈길을 모으고 있다.

대한어머니회 충북연합회(회장 김영숙)는 지난 10월 26일부터 오는 4일까지 충북도내 학교 5곳을 순회하며 청소년 도박 예방 촌극 ‘도박 끝 행복 시작’을 공연한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공연은 청소년들에게 도박의 폐해를 알려주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소년들의 할머니, 어머니뻘 되는 50~60대의 대한어머니회 회원들은 생전 처음으로 연극 연기에 도전했다. 연출을 맡은 원로 연극인 정일원씨의 지도 아래 한 달여간 구슬땀을 흘린 끝에 지난 10월 26일 첫 무대에 올랐다. 청주 대성여상(31일), 청주 세광중(2일)에서 공연을 마쳤으며 청주 신흥고(3일)와 괴산북중(4일)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평범한 도해네 가족은 도해가 도박 중독에 빠지며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도박 중독은 결국 도해의 학교생활은 물론 가정에 심각한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가족들은 사랑과 이해로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행복한 일상을 회복한다. 복화술사인 김영숙 대한어머니회 충북연합회장의 착한인형, 나쁜인형 연기가 공연의 몰입도를 높인다.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공연 후에는 도박 중독 예방 퀴즈 시간도 마련했다.

김영숙 회장은 “일반적인 캠페인을 하는 것보다 학생들에게 좀 더 이해하기 쉽고 현실적으로 다가가고자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을 주제로 한 촌극을 공연하게 됐다”며 “엄마 같은 사람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하면 학생들에게 좀 더 호소력 있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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