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각 지자체가 수의계약과 관련해 ‘특정업체 배불리기’라는 지적에 따라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의계약(隨意契約)은 매매·대차(貸借)·도급(都給) 등을 계약할 때 경매나 입찰 등의 방법에 의하지 않고,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는 계약방식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모든 지자체는 대다수 각종 공사와 물품구입, 용역 발주 등의 분야에서 2000만원 이하 계약금액에 대해 이 방식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와 물품, 용역 등의 분야를 적당한 업체에게 주는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 과정에서 공정성 문제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다분히 주관적 방법에 의해 계약이 이뤄졌다는 문제 제기부터 특정업체가 계약을 독식하고 있다는 의혹 등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충주지역에서도 수의계약과 관련,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충주지역 건설업체 몇 군데는 최근까지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독식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수주금액도 다른 건설업체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집계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물론 해당업체들이 수의계약 건수와 수주금액이 유독 타 업체보다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 이유는 있다고 한다.
심한 바람이 불어도, 비가 조금만 와도 한 해당업체 대표는 각 읍·면·동을 돌며 주민들과 공무원에게 피해 여부를 묻는다고 소문이 날 정도라니 공사건수와 수주금액이 클 수밖에 없을 게다.
하천 물이 불어나거나 바람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길을 가로막는 급한 상황에서는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회사 장비를 동원해 문제 해결에 나선다는 후문(後聞)도 들리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을 경우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업체 대표의 행동은 누가 뭐래도 공사건수와 수주금액이 크다는 사실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정성 문제를 놓고 얘기할 경우 남에게 도움을 주거나 좋은 목적을 가진 착한 마음인 선의(善意)는 대다수 파묻히게 된다.
유독 공정성 문제를 놓고 볼 때 해당업체 대표가 한 일은 자발적 행태로 치부되며, 특혜 시비에 휘말리며 여론에 난도질을 당하게 된다.
특혜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지만, 공무원 입장에서는 자발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해당업체에게 후한 점수를 주게 되는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물론 수의계약 시 기관이나 담당자 입장에서는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는 계약방식이라고 하니 상급기관 감사나 법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지만 특정인과 특정업체에게 대다수 공사와 물품, 용역 등이 치우쳤다고 하면 제도 개선은 필수적이다.
수동적인 자세로 공사나 물품, 용역 등의 수주 문제에 있어 ‘요행’을 바라는 업체와 자발적이며 부지런한 자세로 수주건수가 많은 업체를 큰 틀에다가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의계약 제도 개선 문제는 어느 것이 이득이 될지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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