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 감독의 일본인 코치 추천에 묵묵부답

김성근(74) 한화 이글스 1군 감독의 권한이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화는 최근 박종훈(57) 신임 단장을 영입하고, 박정규(52) 전 단장을 사업총괄본부장으로 옮기게 했다. 사실상 단장이 2명인 구단이다.

박종훈 단장은 육성 등 선수단 관리를, 박정규 본부장은 인프라 구축 등을 전담하는 구조다.

기존 단장의 역할을 나누기보다는 감독의 주도하던 일을 프런트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3일 보도자료에 '김성근 감독에게는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한다'고 명시했다.

이때부터 김 감독의 '권한 축소'가 예견됐지만, 구단도 김성근 감독 본인도 '어디까지가 감독의 영역이고, 어디부터 구단이 주도할 일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코치 선임에도 문제가 생겼다.

한화는 김재현 타격코치와 쇼다 고조 타격코치, 바바 도시후미 주루코치, 오키 야스시 배터리 코치가 팀을 떠났고 김성근 감독은 10월부터 새 코치 영입에 힘썼다. 구단도 "감독이 코치를 추천하면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최근 일본인 코치에 영입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해당 코치는 일본 독립리그팀과 감독 계약을 포기하고 한화에 입단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코치는 12일 한화가 마무리 훈련을 하는 일본 미야자키로 넘어올 계획이다.

그런데 김 감독은 "그 코치에게 미안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구단에 계약 진행을 요청했지만, 아직 움직임이 없다.

김 감독은 "코치진 구성은 빠를수록 좋은데, 잘 진행이 되지 않는다"며 "코치가 팀에 합류하기 전에 계약을 마치는 게 일반적인데, 계약도 하지 않은 코치에게 일을 먼저 시키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한화는 올해 정규시즌까지 김 감독에게 코칭스태프 구성 대부분을 맡겼다. 다른 구단도 코치진 구성은 감독의 영역으로 본다.

하지만 2016년 가을, 한화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사실 1·2군을 가리지 않고 선수단을 관리하던 김성근 감독에게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한다'고 외부에 알린 것도, 사령탑의 힘을 잃게 하는 요인이었다.

일단 김 감독은 한발 물러나 "1·2군을 분리해서 운영하겠다"고 밝혔고 2군 코칭스태프에 "직접 훈련 계획을 짜보라"고 했다.

하지만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라'라는 구단의 방침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박종훈 신임 단장과 김성근 감독이 만난 뒤에야 경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구단 업무 파악에 집중하던 박 단장은 11일 미야자키로 건너간다.

박 단장은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은 "현안이 많다. 빨리 박 단장과 만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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