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세월이 어떤 세월인데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농촌 일손 돕기를 한단 말입니까? 다 기계로 작업하지 않습니까? 공무원들이 민원은 안보고 일손 돕기라니요? 지금이 봉건시대입니까?

연세가 드신 어떤 민원인이 왔다가 담당자가 없어서 일이 처리가 안 되어 역정을 내신 것이다. 어느 부서에서 있었던 일인데 농촌의 현실을 설명하여 보내드렸단다. 그분께서는 옛날 손으로 모내기 하던 시절을 생각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요즘엔 기계로 모내기를 하고 기계로 수확하는데 웬 말이냐는 의미 같다. 그런데 농촌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벼농사에는 모내기는 이양기로 심고 콤바인으로 수확을 하는 기계화가 되었지만 밭농사는 아직도 손으로 하는 일이 많다.

각종 작물의 파종, 묘 이식등 기계화가 일부 되었지만 과일 수확, 고구마 캐기, 고추수확 등 아직도 손으로 직접 하여야 하는 작업이 많은데 농촌의 현실은 산업화에 따른 이농현상으로 농촌인구 감소, 생활여건이 취약하고 소득 감소에 따른 젊은 농업인들의 농업기피에 따른 농촌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농촌일손 부족이 심각하다.

하루의 일교차가 심하여 가을이면 나타나는 뿌연 아침 안개 속에 오늘을 시작한다. 오늘은 농촌 일손 돕기 가는 날로 고추 따기 지원을 나가기로 하여 출발하였다. 마침 분평동 주민센터 통장등 자치위원들도 농촌체험 활동의 일환으로 온다하여 같이 합류하였다. 서원구청에서는 봄철과 가을철에 일손 돕기 창구를 구청과 각 면, 동에 설치하여 일손 돕기 희망 단체 및 농가의 신청을 받아 추진하고 있다.

봄철에는 못자리 파종, 과일 적과, 과일 봉지 씌우기 등 일손이 많이 들어가나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손 돕기에 21개 단체 및 부서에서 502명이 참여하여 일손이 부족한 27농가를 지원하였다. 가을철에는 고구마수확, 대추수확, 마, 콩수확에 18개 단체 및 부서에서 374명이 참여하여 12농가를 도와주었으며 11월말까지 농산물 수확, 비닐제거 등 부산물 정리를 도울 예정이다. 또한 도시민들의 농촌일손 돕기 동참과 농촌체험, 체험한 농산물 팔아주기 사업을 계획하여 차량 과 점심지원 등을 통하여 도시민들의 농촌의 어려움에 동참하고 농촌을 체험 하는 사업으로 농촌체험 활동 사업을 계획하여 6개 단체 212명이 6농가를 방문하여 일손 돕기와 400만원어치의 내가 체험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성과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체험이 끝나고 귀가 중에 서원구 남이면에 운영 중인 남이로컬푸드직매장을 방문하여 우리지역농산물을 홍보하고 우리지역 농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300만원치를 팔아주는 효과도 거두었다.

사실 농촌의 입장에서 보면 전문적으로 일을 안 해본 공무원들이 와서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농촌의 어려움을 같이 공감하여 시나 구청에서도 모르는 척하지 않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 정도랄까, 하긴 농가에서 2, 3명이 하루 종일 해야 하는 일을 40,50명의 인원으로 하면 일은 숙달되지 못하여 서툴러도 워낙 인원이 많으니까 1, 2시간 만에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지난번에는 대추 수확지원을 가서 일손이 없어 미처 따지 못한 그 많은 대추를 50명의 인원이 들어가니 농가에서는 며칠을 따도 못할 것을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마무리하여 농가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오히려 우리가 민망할 정도였다. 우리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은 생명산업으로 귀한 대접을 받아야 되는데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여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농촌도 문화시설과 소득이 높아지는 날이 와서 젊은이들이 귀농하는 농촌이 되어 옛날처럼 북적거리는 농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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