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품목 95% 이상 즉시·단계적 관세 철폐…과테말라는 일부 분야 빠져

한국과 중앙아메리카(중미) 6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을 시작한 지 약 1년 5개월 만에 타결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은 16일(현지시각) 니카라과 수도인 마나과에서 6개국 통상장관과 한·중미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중미 6개국이 동시에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5개국은 모든 협정 24개 챕터에 합의했다. 다만 과테말라는 시장접근, 원산지 등 일부 민감한 분야를 이번 타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양측은 상품시장 부문에서 95% 이상의 높은 자율화율에 합의했다.

▲ 한국과 중앙아메리카(중미) 6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16일(현지시간) 니카라과 수도인 마나과에서 타결됐다. 중미 6개국이 동시에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 사진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왼쪽 3번째) 장관이 협상 타결 후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협정국 대표들과 기념촬영하며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은 커피, 원당(설탕), 열대과일(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 중미 측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 철폐를 약속했다. 개방 정도는 한·콜롬비아, 한·페루 FTA 수준이다.

중미 지역은 세계 바나나 시장 점유율 2위, 파인애플 시장 점유율 1위 국가다.

중미 측은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한국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장벽을 대폭 낮췄다.

자동차 부품(기어 박스, 클러치, 서스펜션 등), 화장품, 의약품, 알로에 음료, 섬유 등 우리 중소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품목에 대해서도 즉시·단계적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서비스·투자 분야는 엔터테인먼트, 유통, 건설 등 한국측 관심 분야에 대한 시장 접근성을 높였다.

또 중미 국가의 정부조달 시장이 개방돼 한국 기업이 에너지, 인프라, 건설 관련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류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불법 유통을 방지해 중미 지역 내 한류 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게 됐고, 온라인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내국민 대우에 합의해 콘텐츠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양측은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을 목표로 기술협의, 법률검토, 가서명, 협정문 공개, 국내 의견 수렴 등의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정은 한국과 중미 국가 중 1개국 이상이 국회 비준동의를 거치면 발효된다.

산업부는 한·중미 FTA에 대해 "상품, 원산지, 서비스, 투자, 지재권, 정부조달 등을 포함하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 협정"이라며 "양측간 경제협력의 제도적 틀이 완성된 만큼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 기업의 진출기회로 삼는 등 전략적 협력 관계로 발전해 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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