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3000여개 주유소 2명씩만 채용해도 2만6000여개
경영난에 셀프주유소·가족경영 전환 노인일자리 실종
카드수수료 인하·유류세 탄력 운영 등 정부지원 절실

▣위기를 기회로 다시뛰는 경제인-손한수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회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손한수(54·무궁화 주유소 대표·사진) 한국주유소협회 충북지회장은 주유소 몇 개만 운영하면 지역유지로 불리던 황금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손 지회장은 “연간 전국적으로 800여개의 주유소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아 최근 4년간 3200여개의 주유소가 폐업을 했다”며 “허가를 내 줄 때는 언제고, 현재 과포화 상태인 1만3000여개의 주유소를 자율경쟁을 통해 스스로 도태시켜 8000여개 정도로 맞추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게 있다”면서 “1만3000여개 주유소가 노인일자리로 2명씩만 채용해도 2만6000여개가 생기지만 최근 각종 혜택을 줄이면서 주유소들은 ‘셀프주유소 전환’이나 ‘가족단위 경영’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손 지회장은 “MB정부 시절 농협과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휴게소에 알뜰주유소까지 허가해 주면서 최근 5년 새 시장 과포화로 인한 출혈경쟁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폐업을 선택한 경영주는 그나마 나은 사정으로 시설 철거비 1억여원이 없어 휴업을 신청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이에 따라 손 지회장은 “정부가 현 알뜰주유소에만 허용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를 통한 유류매입을 전체 주유업계에 풀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손 지회장은 또 “40억원어치를 팔면 1억원 가까이가 카드 수수료로 나가는 형국”이라며 “카드 수수료가 수익률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된다든가 아니면 파격적으로 인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운 만큼 정부가 60~70%에 이르는 유류세를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금은 주유소가 다 내는데 수익은 은행 카드사들이 봐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카드세액공제나 유류세 탄력 운영(30%까지 인하) 등이 없이는 현 주유소들의 경영난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 같은 운영난 속에 2019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긴 했지만 오존(o³)의 원인이 되는 유증기 저감을 위해 주유소마다 5000여만원을 들여 저감기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지회장은 “일본의 경우 폐업주유소의 기름탱크 철거비를 1개 당 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심지어 일본은 신도로가 나면서 경영난에 봉착한 구도로의 주유소 폐업 장려금까지 지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손 지회장은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운영난에 봉착한 주유소들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또 지자체 차원에서 시민들을 위해 주유소 화장실을 ‘열린 화장실’로 운영토록 하고 있는 만큼 해당 주유소에 세제혜택이나 청소비용, 화장실용품 지원 등의 지원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손 지회장은 “정유사 폴 주유소는 사입 가격이 있어 가격할인에 한계가 있다”면서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셀프주유소나 가족경영으로 전환하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에서 근무하다 주변의 권유로 주유업계에 발을 디딘지 20여년을 넘기고 있는 손 지회장은 올해로 6년째 주유소협회 충북지회장을 연임(임기 3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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