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주빈국 초청 한국영화의 밤 행사도… 이준익 ‘사도’ 공식경쟁부문 출품

인도 최대 영화제인 47회 고아 인도국제영화제가 20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한국이 처음으로 주빈국(country of focus)으로 초청됐다.

영화제는 28일까지 인도 남서부 고아에서 열리며 김성훈 감독의 ‘터널’ 등 17편의 한국영화를 포함해 90개국 300여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는 공식 경쟁부문에 출품됐고,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영화제 폐막 작품에 선정됐다.

21일 ‘한국의 날’로 지정돼 한국-인도 영화 공동제작 포럼과 한국영화의 밤 등 행사도 열렸다.

임권택 감독은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돼 영화제 개막식 행사에서 수상했다.

임 감독은 “1955년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영화가 꿈이어서가 아니라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영화계에 입문했다”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102편의 영화를 만든 다작 감독이 됐지만, 철없던 시절 철없이 만든 몇 편의 영화는 인생의 치부가 돼 지금까지도 많이 괴롭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이어 “나이가 들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 민족의 수난사와 그 속을 헤엄친 내 인생을 영화에 담아보고자 했지만, 아직 스스로 완성도가 높고 자랑할만한 영화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이번 상은 내게 힘을 주려는 격려의 상으로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임 감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는 “인도는 불교와 윤회적 세계관 등으로 우리와 낯설지 않고 친숙하다”면서 “나도 불교나 윤회 인생관을 담은 영화를 여럿 만들었는데 인도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도 기자들은 한국영화가 인도 영화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임 감독이 인도와의 협업 또는 현지 제작을 생각한 적 있는지, 어떻게 임 감독이 100편이 넘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는지 등을 물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번 영화제 공동 주최기관 중의 하나인 인도 정보·방송부 안슈 신하 국장은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시청각 공동제작협정에 서명하는 등 영상 분야에서 한국과 인도의 협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을 이번 영화제 주빈국으로 초청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제에는 임 감독 외에도 이준익 감독, 김성훈 감독 등 한국 영화인 10여 명과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 조현 주인도 한국 대사와 한국 기업인 등 60여명의 한국 대표단이 참석해 인도 영화인, 정보방송부 관계자 등과 교류했다.

한편, 개막식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에서 대형 열차 탈선 사고로 100여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개막식 시작에 앞서 모두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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