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빚어진 국민 여론은 최근 촛불집회로 더더욱 악화 되가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한 때 국내 정치인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높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떨어지는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국민들은 연일 길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외치고 있으니 ‘대한민국호(號)’의 운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권은 제각기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꼬인 정국은 해법을 보이 않고 있다.

국민 여론도 당초 최순실 사태가 불거질 시기에는 그나마 진실게임이 아닐까하는 여론도 일부 나돌았다.

하지만 독일에서 귀국한 최순실을 긴급체포해 밤샘 조사를 거쳐 내놓은 영장청구 내용에는 국민 귀를 의심할 정도로 여러 가지 범죄혐의가 명시돼 국민 분노를 자극시켰다.

결국 나라의 주권자 논란이 제기되고 대통령 하야와 탄핵 목소리에 탄력이 붙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며 대한민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대통령 하야와 탄핵 여론이 거세질 즈음 검찰이 박 대통령 대면조사의 당위성을 밝혔지만, 대통령은 즉각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전면 부인해 분노의 여론에 기름을 부은 형국을 보이고 있다.

집권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 조차 친박과 비박이 자중지란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여야가 극렬한 대립관계 행태는 국민 분노를 자극하기에 충분할 정도라고 하니 ‘힘 없는’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구호를 외치며 자신들의 욕구를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새롭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이름 앞에 붙는 ‘샤이(shy)’라는 생소한 단어로, 부끄럼을 타거나 내성적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려고 하는 성격을 일컬어 말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필요하다면’이라는 전제를 깔고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약속했지만 최근 행보는 정반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 대통령의 변화된 대응 방식에는 ‘샤이 박근혜’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정치학자들 사이에 나돌고 있다.

‘샤이 박근혜’는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압승을 거둔 결과를 두고 급조된 박 대통령에게 붙는 신조어다.

잘못 판단한 여론분석 결과 ‘창피해서 차마 여론조사에 트럼프 지지를 말하지 못한 여론’을 원인으로 지목, 그들에게 ‘샤이 트럼프(Shy Trump)’라는 호칭을 붙여줬다는 유래에서 나왔다.

이런 결과로 탄생된 ‘샤이 박근혜’는 ‘창피해서 차마 여론조사에서는 말하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고 통용되고 있다.

최근 대구와 경북지역을 시발로 ‘샤이 박근혜’ 여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성난 국민 여론을 ‘샤이 박근혜’가 점화되며 추락한 지지도를 되돌릴 수 있을 지 다들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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