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 '고대 마을 시지' 특별전

(연합뉴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약 4천 년간 사람이 거주해온 대구·경북 지역의 생활유적인 '시지(時至) 유적'을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가 열린다.

국립대구박물관은 '마침내 찾은 유적, 고대 마을 시지'를 22일 기획전시실Ⅰ·Ⅱ에서 개막한다고 21일 밝혔다.
 
시지 유적에서 나온 삼국시대 생활용품.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시지 유적은 대구 수성구 신매동, 노변동, 욱수동, 가천동, 삼덕동과 경북 경산 옥산동, 중산동을 아우르는 21.5㎢ 규모의 광범위한 지역이다. '시지'는 '때맞춰 도착하다'는 의미로,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숙박시설인 원(院)이 있었다.

지난 1992년부터 시작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발굴조사를 통해 분묘 2천913기, 주거지 등 생활 유구(遺構, 건물의 자취) 1천137기, 가마 등 생산 유구 47기가 확인됐다. 또 4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돼 국가로 귀속됐다.

이처럼 많은 유물이 나왔음에도 시지 유적은 대형 고분이나 화려한 부장품이 발견되지 않아 일반인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한반도 생활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시지 유적의 유물 1만여 점을 한꺼번에 공개한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여름 개최해 호평을 받은 '신안선' 전시 유물 수의 절반에 해당한다.
 
노변동 고분군 출토 삼국시대 굽다리접시.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기획전시실Ⅱ는 시지 유적이 가장 번성했던 삼국시대의 유물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대구에서 최초로 발견된 구석기시대의 뗀석기를 비롯해 각종 철기류, 토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자기와 청동수저 등을 볼 수 있다.

기획전시실Ⅱ는 시지 유적이 가장 번성했던 삼국시대의 유물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4세기 중후반부터 6세기 중반까지 대구 욱수동과 경산 옥산동에서는 토기 가마 40여 기가 운영됐는데, 가마에서 나온 토기와 토기 제작 도구, 금공예품 등이 전시된다.

전시 기간은 기획전시실Ⅰ이 내년 8월 6일까지, 기획전시실Ⅱ가 내년 4월 2일까지다.

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시지 유적은 학계에는 잘 알려졌으나, 국보나 보물급 문화재가 나오지 않아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왕실이나 귀족이 아니라 평범했던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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