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 인터뷰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여성친화도 충북’을 이루기 위한 충북도의 성과가 최근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가족친화인증기업·기관이 2013년 9곳에서 2015년 80곳으로 대폭 늘어났으며 여성 고용률은 2년째 전국 2~3위를 달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도내의 대다수 출자·출연기관이나 중소기업들에서는 여성의 경력 유지나 일·가정 양립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형편이다.

최근 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는 도내 13개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충북지역 경력유지 정책현장 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동양일보는 지면을 통해 충북도내 출자·출연기관 중 가족친화인증기관과 여성 경력유지 정책지원 우수기업 10곳(충북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선정)을 소개한다. 먼저 이시종 충북도지사로부터 가족친화인증 획득으로 인한 충북도의 변화와 도내 일·가정양립 제도 정착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충북도청에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어떤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나요?

“현재, 일·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휴직, 유연근무제, 가족돌봄휴가, 매주 수요일 정시 퇴근하여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 사랑의 날’ 운영, 초등학생 이하 자녀행사 참석 특별휴가(3일), 다자녀 직원 승진 및 도 전입시험 가점 부여, 셋째 이상 자녀를 둔 직원 복지포인트 추가 지원, 임산부와 만 3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공무원 당직 면제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특별히 남성들의 육아와 가사 참여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나요?

“남성들의 육아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주변 눈치를 보느라 활용하지 못한 육아휴직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숙직 근무 종료시각이 토요일·공휴일인 경우 대체휴무 실시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내년 7월부터는 남성 육아휴직 시 급여를 3개월간 월 최대 200만원씩 지급할 예정입니다.”

 

- 가족친화인증 획득 후 도청 내에 변화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큰 변화는 근로자의 근로의욕 고취를 통한 노사협력이라는 시너지 효과입니다. 그 결과 5년 연속 정부합동평가 우수기관 선정, 투자유치 30조 초과 달성 등 여러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렇듯 직원들이 직장에서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직장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 가족친화인증제가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가족친화인증제도를 통해 근로자들이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근로자 개인은 사회적 성취감과 정서적 안정을 동시에 얻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몰입도와 직장만족도가 높아져 회사는 경영성과를 높이고 더욱 성장하게 됩니다.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동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 최근 충북지역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 ‘충북지역 경력유지 정책현장 모니터링’ 결과 가족 친화적인 환경 조성과 여성의 경력 유지에 대한 충북도내 출자·출연기관들의 관심이 부족하며 개선 의지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모니터링 결과 출산 육아기 관련 지원제도 도입과 시간선택제일자리 등 일·가정 양립 직장생활 지원 실적에서 많이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도의 필요성과 인식 부족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그밖에 가족친화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규정 변경과 예산 수반 부담 때문에 제도 도입을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가족 사랑의 날’ 지정 운영, 모성보호시간 제도화 등 비예산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일·가정 양립을 실천할 수 있고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많이 홍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 위의 모니터링 보고서를 통해 일·가정양립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기관 평가 지표에 제도 도입 점수를 부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출자·출연기관의 일·가정양립제도 도입에 대한 관심과 실행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출자·출연기관 평가 지표에 일·가정양립제도 여부를 반영하고, 이행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출자·출연기관의 경영지표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행정자치부의 표준안을 따르도록 되어 있는데, 행정자치부와 여성가족부가 긴밀히 협의해 관련지표가 공통지표에 반영된다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일·가정양립문화가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는 별개로 앞으로 우리 도는 정성평가의 형태 등으로 관련 지표가 반영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계획이며, 기관들에게 제도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 등을 충분히 안내하는 등 점진적인 반영을 끌어 낼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지면을 통해 충북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야근이 직장인의 필수덕목이고, 가정을 포기하고 직장에 올인하는 사람이 성공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젊은 사람들은 직장 내 성공보다는 가정을 중시하고, 월급의 많고 적음 보다는 직장 내 복지와 개인시간을 누릴 수 있는지 여부로 직장을 고르고 있습니다. 중소기업들 스스로 기업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일·가정 양립문화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근로자와 기업 모두가 인식을 전환해 참여한다면 충북의 고용률 72% 달성은 물론 삶의 만족도도 가장 높은 충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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