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성 관절염 치료제로 쓰이는 아나킨라(Anakinra)가 뇌졸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스튜어트 앨런 박사는 항염증제제인 아나킨라가 뇌졸중에서 살아남은 뇌세포의 사멸을 억제할 뿐 아니라 새로운 뉴런(신경세포)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5일 보도했다.

쥐에 뇌졸중을 유발시킨 직후 아나킨라를 투여하자 뇌 손상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며칠 지나자 새로운 뉴런의 수가 증가했다고 앨런 박사는 밝혔다.

이는 아나킨라가 뇌졸중에 의한 뇌세포의 추가 손상을 억제하는 동시에 이미 손상된 부위를 '수리'까지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나킨라는 인터루킨-1 수용체 길항제(IL-1 Ra: Interleukin-1 receptor antagonist)로 체내에서 자연 생성되는 염증성 단백질인 인터류킨-1을 억제한다.

인터루킨-1은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 부위에 염증을 일으킨다. 이 단백질은 손상된 부위에 백혈구를 불러들이고 뇌의 면역세포인 소교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는 손상된 부위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경세포를 죽이고 손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뇌졸중 후 시간이 가면서 뇌 손상이 점점 심해지는 이유는 바로 백혈구와 소교세포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앨런 박사의 설명이다.

따라서 인터루킨-1을 억제하는 인터루킨-1 수용체 길항제를 특별히 뇌졸중 치료에 쓸 수 있도록 개량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현재 뇌졸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뇌경색의 유일한 치료제는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인자(tPA)로 뇌졸중 발생 후 몇 시간 안에 투여해야 한다.

그러나 또 다른 형태의 뇌졸중인 뇌출혈에는 이를 쓸 수 없다. 썼다가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가 실려 오면 우선 뇌 영상검사를 통해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앞으로 인터루킨-1 수용체 길항제가 뇌졸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최종 확인될 때에는 뇌경색, 뇌출혈 가릴 것 없이 즉시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앨런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뇌·행동·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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