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리 엄단하고 공동주택은 대국민 안식처로 지켜줘야
주택관리사 직업 자체로 당당해지도록 위상제고 노력할 것

▣위기를 기회로 다시뛰는 경제인-김진기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충북도회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전 국민의 70% 가까이가 아파트에 살 정도로 공동주택은 대다수 국민들의 안식처요, 보금자리입니다. 극소수 공동주택의 비리를 침소봉대해 마치 모두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매스컴이 확대 해석해 떠들기보다 당사자 비리만 지적해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노곤한 하루를 편히 마무리해야 할 안식처인 공동주택은 행복한 주거공간으로 그대로 남겨줘야 합니다.”

김진기(53·사진)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충북도회장이 언론에 당부한 말이다. 김 회장은 1990년도 첫 시행된 주택관리사 자격시험 1회 합격자이다. 충북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아건설 경남지역본부, 고향인 경북 상주시 2군 건설업체 주일건설에서 근무하다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아 나선 것이 바로 주택관리사였다.

김 회장은 “어떤 분야든 10~20년 근무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고 하는데 주택관리사 일은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일”이라며 “시설물 안전관리부터 소방, 전기, 보일러, 가스, 산업안전, 법정장비, 소독, 교육 등 무려 27가지 분야를 모두 알아야 ‘또 하나의 작은 자치단체’인 공동주택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어 전문성을 갖추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동주택관리와 관련해 워낙 많은 분야를 알아야 하지만 모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출 수 없어 외부전문가 자문을 받고 싶어도 경비절감 차원에서 쉽게 결정짓지 못한다”며 “이제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도록 돼 있어 이를 받기 위한 결산서류 마련도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전국에는 이제 막 구성된 세종시 주택관리사회를 비롯해 17개 시·도회가 있다”며 “지난 24일 총회에서도 나온 얘기지만 전국 9009개 아파트단지 중 회계비리가 문제가 된 곳은 0.3%에 불과한 23개 단지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그것도 회계비리의 대부분이 현금흐름표를 작성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며 “청주 가경형석 2차아파트 370세대를 4인 가족 기준으로 볼 때 11명의 관리소 직원이 무려 1500여명의 입주민을 섬겨야 하는 상황에서 현금흐름표를 일일이 작성해 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고 호소했다.

그는 “공동주택 비리 중 하나의 문제는 하자보수건으로 이는 시공업체의 문제”라며 “한 때 무자격 관리소장의 파행이 사회적 문제가 된 적도 있지만 이제 공동주택 관리는 전문가들에 의해 체계가 잡혀가는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김 회장은 “충북만 해도 주택관리사들이 소속된 전문 아파트관리업체에 위탁관리하는 공동주택이 90%에 이르고 나머지 10%만이 자치관리여서 아파트 관리비 횡령 등의 문제는 그만큼 줄어들고 투명해질 수밖에 없다”며 “충북이 전국대비 아파트관리비가 높은 것은 500세대 미만의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가 많고 인건비가 평균 이상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상 공동주택의 관리비는 입주민들이 n분의 1로 나눠 내기 때문에 세대수가 적으면 관리비는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소방서가 119구조대를 만들고 대국민 신뢰감과 호감을 한꺼번에 얻은 바 있다”며 “주택관리사들이 입주민들로부터 꼭 필요한 사람들로 인정받고 스스로가 직업 자체로 당당하고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주택관리사들의 위상 제고를 위해 앞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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