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무영문학상 수상자 이동희 소설가 ‘농민21 벼꽃 질 무렵’ 발간
21세기 대한민국 농촌의 현실적 어려움 제기해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이동희(78·사진) 소설가가 최근 ‘농민21 벼꽃 질 무렵’을 펴냈다.

이 소설가가 2006~2012년 ‘농민문학’에 연재한 소설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판한 이 책은 ‘농민의 후예’부터 ‘또 다른 시작’까지 모두 27편으로 나뉘어 있다. 그는 이 작품으로 13회 류승규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은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여 묵은 땅을 살리고 피폐해진 농촌을 공동투자, 공동분배의 방식을 활용, 협업공동체를 실현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민 21 벼꽃 질 무렵’에 가장 첫 번째로 실려 있는 작품 ‘농민의 후예’는 “일규가 돌아왔다”로 시작되는데 이는 이무영 ‘농민’이 ‘장쇠가 돌아온다’로 시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소설가는 ‘농민’의 주인공 ‘장쇠’와 ‘농민 21’의 주인공 ‘이일규’의 관계를 연결하며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갔다. 전혀 다른 곳,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인물들이 만나도록 구성한 것이다.

저자는 이 작품에 대해 “미완의 소설로 남은 이무영의 ‘농민’을 잇는 4부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은사인 이무영의 ‘농민’, ‘농군’, ‘노동’의 연작 소설을 이어보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이다. 50여년 전의 소설을 잇고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새롭다.

농촌을 계몽 하는 것이 아닌 이농하는 젊은이를 농촌으로 불러들여 개혁을 통해 농촌을 살려내자는 ‘농민’을 잇고 있지만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치홍 문학평론가는 “‘농민21’은 현실적으로 피폐한 농촌의 문제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그 해결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소설”이라며 “‘농민21’에서 일규가 현실 문제를 8%의 농민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을 천명하고 있는 것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농촌이 처해 있는 현실의 어려움이 또 다른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 소설가는 농민 21’의 연재를 시작 할 때 ‘연작 연재를 시작하며’를 통해 이무영 ‘농민’의 줄거리, 주요 등장인물 구도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이 글은 책의 뒷부분에 ‘부록’으로 실렸다.

그는 “‘농민 21’은 ‘농민’에서 말하려고 했던 땅이란 무엇인가, 농(農)이란 무엇인가 하는 답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소설가는 1938년 충북 영동 출생으로 신인예술상 특상, 1회 무영문학상, 흙의 문학상, 한국문학상, 월탄문학상, 펜문학상, 농촌문화상, 단군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한국농민문학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회장, 한국소설가협회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창작집 ‘지불수(地不水)’, 비어 있는 집‘, 흙바람 속으로’, 장편소설 ‘땅과 흙’, ‘단군의 나라’, ‘서러운 땅 서러운 혼’, ‘흙에서 만나다’, 수필집 ‘빈들에서 부는 바람’ 등이 있다.

현재 단국대 명예교수, ‘농민문학’ 발행인, 농민문학기념관 대표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도서출판 풀길, 375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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