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전침 치료로 인지능력 20% 향상"

한방 전기침이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준환 박사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동물 모델에서 한의 치료 기술인 전침 치료가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지는 경우로, 이런 노인들은 몇 년 안에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이 경도인지장애를 유발한 쥐의 태계혈에 이틀 동안 네 차례에 걸쳐 전기침을 놓은 뒤 공간인지능력을 보기 위해 Y-미로실험을 진행한 결과, 침을 놓지 않은 경도인지장애 쥐(대조군)에 비해 인지능력이 2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계혈은 안쪽 복사뼈와 아킬레스건 중간에 있는 혈자리로, 건망증·불면증 등 증상에 효능이 있다.

침 치료 후 기억력을 주관하는 뇌 해마의 신경세포 손상 정도를 확인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증상이 34%가량 완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도인지장애 실험쥐의 뇌 해마 속 신경염증 관련 단백질은 적게는 44%에서 많게는 58%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경세포 생존에 관련된 단백질 발현은 75% 증가했다.

또 Micro PET/CT(마이크로 양전자방출 단층/컴퓨터 단층)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침을 놓은 쥐에서 해마를 포함한 뇌 피질 부위 글루코오스 대사량이 대조군보다 43% 증가했다.

이는 정상군 쥐의 91% 수준이다.

전기침 자극은 손상된 신경세포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뇌의 글루코오스 대사량을 활성화해 경도인지장애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준환 박사는 "비용도 저렴하고 안전한 전기침이 경도인지장애에 이어 치매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신경생물학'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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