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역대 최대’ 5만여명 …공연·발언 밤까지 이어져
-충북 2차 시국대회 1만2000여명…도심 거리행진 등
-서울 170만명 등 전국 323만명…헌정사상 최대 인파

 

(동양일보 지역종합)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대전에서도 역대 최대인 5만여개의 촛불이 켜지는 등 이날 충청지역 곳곳에서 켜진 시민들의 촛불은 추위를 녹이고 남았다.

지난 3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타임월드 앞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3차 대전 10만 시국대회’에 5만여명(경찰추산 7400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열린 촛불집회로는 최대 규모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 3일 오후 대전 서구 은하수네거리 인근 둔산로에 많은 시민이 촛불을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 대회를 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 관계자는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시민들의 분노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를 비판했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정치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시민발언대에 오른 한 학생은 “3차 담화문 발표 후 새누리당 비주류는 4월 퇴진을 얘기하고 야당은 정족수 때문에 탄핵이 어렵다고 한다. 무능한 정치권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짜진 냄새가 난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또 시교육청~시청역~타임월드 사거리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밤 9시 30분까지도 시민발언과 통기타공연 등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홍보단을 구성, 시민들과 만났고 안희정 충남지사도 충청지역 민주화운동 대부인 고 송좌빈 선생 빈소를 방문한 뒤 촛불을 들었다.

세종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어진동 호수공원 수상무대섬에서 ‘박근혜 퇴진 세종시민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000명(경찰추산 600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새누리당 의원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현수막을 밟고 지나가며 분노를 표출하는 한편 가두행진 과정에서는 대통령기록관으로 향해 박 대통령 친필 휘호 표지석 철거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충북에서도 사상 최대 인원이 모여 촛불을 높게 들었다.

▲ 박근혜 정권 퇴진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수사를 촉구하는 충북범도민 2차 시국대회가 지난 3일 오후 충북도청 서문 앞에서 열렸다. 이날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최지현>

이날 오후 충북도청 서문 앞 도로에서 열린 ‘충북 범도민 2차 시국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2000명이 몰렸다. 이는 도내 집회 중 최대 인파가 몰린 지난달 19일 1차 대회(1만명) 때보다 많은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이날 집회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선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많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촛불과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 등의 문구가 적힌 손 팻말 등을 들고 “대통령 즉각 퇴진”, “새누리당 해체”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회는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로 열기가 고조됐다. 십자가에 매달린 허수아비를 들고 나온 조형예술가 손영익씨는 “고통 받는 민중이자 허수아비 같은 존재의 권력자 두 가지 의미”라고 설명했다.

주최 측이 집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의 전화번호를 공개, 시민들은 정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후 2개 조로 나눠 청주 육거리시장과 청주대교로 거리를 행진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사무실이 있는 청주 육거리시장에 도착한 시민들은 “정우택 사퇴” 등을 외치기도 했다.

이번 집회도 이전과 같이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별다른 사고 없이 펼쳐졌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400여명의 경찰을 동원했다. 이들은 교통혼잡 예방 활동 등에 중점을 두며 충돌 없이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이날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6차 촛불집회에는 서울도심 170만명을 비롯해 주최 측 추산 232만명이 전국 100여곳에서 촛불을 들었다. 지난주 보다는 32만명이 늘어났으며 1987년 6월 항쟁 당시 100만명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경찰 추산으로도 사상 최대다 서울경찰청은 “오후 7시 10분 시점에서 사직로와 광화문광장, 세종대로에 운집한 인원이 32만여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경찰추산 최고기록이었던 27만명보다 5만명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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