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안성·이천·청주서 잇딴 발생…영남 빼고 다 뚫려
살처분 마릿수 338만마리 중 충북 153만마리 차지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중부 내륙에 또다시 동시 다발적으로 AI가 발생하고 강원 지역에서 첫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영남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했다.

방역당국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 AI 기세에 따라 위기 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 단계에 준해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AI 양성반응이 나온 강원 철원의 한 산란계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고 4일 밝혔다. 강원에서 확진 판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일 오전 8시 10분께 충남 아산시 인주면 해암리 산란계 농장에서 닭 1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로부터 3시간 뒤 인근 신창면 읍내리 양계장에서 폐사한 닭들이 발견됐다. 간이검사 결과 두 곳에서 모두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충남도는 이들 농가 주변에 대해 긴급방역에 착수, 접근 차단막과 통제소 2곳을 설치하고 반경 10km이내 가금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두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36만마리도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했다.

충북에서는 AI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벌인 일제검사에서 청주 육용오리 사육농장이 감염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충북도는 음성에서 시작된 AI가 점차 번지자 지난달 28일 도내 31개 가금류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검사를 벌였다. 당초 83개 농장이 대상이었으나 살처분, 도축·출하 등으로 빈 축사가 늘면서 검사 대상이 줄었다.

간이검사 결과 청주 청원구 북이면의 한 농가가 키우는 육용오리가 고병원성 AI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 농가는 지난달 22일 고병원성 H5N6형 AI 확진 판정을 받은 북이면 오리 농장에서 1.5km 떨어져 있다.

충북도는 양성반응을 보인 이 농가가 키우는 육용오리 4500마리를 전량 살처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육용오리 사육농장이 도내에서 AI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153만5849마리로 늘어나게 됐다.

닭이 7개 농장 82만6799마리, 오리가 65개 농장 63만7950마리, 메추리가 1개 농장 7만1100마리이다.

이날 현재 지역별 고병원성 AI 현황을 보면 충북 10건(음성4, 진천3, 청주2, 괴산1), 경기 7건(안성1, 양주1, 이천2, 평택1, 포천1, 화성1), 충남 3건(아산1, 천안2), 전남 4건(나주1, 무안1, 해남1, 장성1) 전북 1건(김제), 세종 1건, 강원 1건(철원) 등이다.

영남을 제외한 전국으로 고병원성 AI가 확산한 것이다.

AI 매개체인 겨울 철새가 철새 도래지인 영남지역으로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다 일부 밀집 사육지역의 경우 농장 간 전파도 의심되는 상황이어서 영남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일 현재 확진 농가 및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된 가금류수는 충북 73개 농가 153만5849마리 등 119개 농가 338만1000마리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여기에 앞으로 66만3000마리를 추가로 살처분할 계획이어서 살처분 마릿수는 조만간 400만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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