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중원대 교수)

▲ 이상주(중원대 교수)

 성공에 대한 집착이 클수록, 실패할 경우 생사가 좌우되기 때문에, 불안감과 강박관념도 크다. 이런 심리상태에서 누군가 희망적인 단서를 제공하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혹 무속인이나 역술인을 찾고 그 말을 믿게 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박정희는 역술인의 말을 참고하여 5.16을 성공했다. 박근혜도 최면을 수용하여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성공했다. 제반 사정과 식견이 부족하여 시종일관 최면에 걸려 처음 믿음을 준 최태민일파의 말을 지속적으로 맹신했다. 그들의 말을 참고하되 식견을 발휘하여 이성적으로 현명한 판단을 하면 성공만 남는다. 그러나 ‘곰보도 보조개로 보인다’고, 잘못 빠지면 판단력을 상실하여 망조가 든다. 이것이 최면의 최대 장점이자 최대 단점이다. 을지문덕은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지족원운지(知足願云止)’ 5자로 과욕의 중지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는 수용하지 못했다. 을지문덕은 “노자”의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를 활용했다. 이순신은 ‘생즉필사, 사즉필생’이라 부하들에게 최면을 걸었다. 이렇듯 인생의 성공자들과 전쟁의 영웅들은 최면의 대가였다.
 필자는 국민여러분과 대통령에 당선되는 분에게 긍정적인 최면을 걸고자 한다. 대통령이 독재적 전횡을 부리지 말고 공평무사한 국정을 수행하여 전국민이 평등한 행복을 향유하게되기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대통령(大統領)’이 아니라 똑똑한 국민의 위임을 받아 대신하여 정치하는 ‘대통령(代統領)’이라는 사실을 숙지하여 겸손 진실 정직 평등하게 사리사욕을 버리고 국리국익을 위해 대공을 남겨라. 그러면 퇴임 후 ‘大統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첫째, 대통령취임선서문에 다음 내용을 명문화하고 선서케하라. “나는 ‘大統領’이 아니라 국민여러분의 위임을 받아 대신 정치하는 ‘代統領’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여, -중간내용은 동일- ‘代統領’으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여러분 앞에 겸허하게 선서합니다.”
 둘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할 때 필히 “나는 ‘大統領’이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위임을 받아 대신 정치하는 ‘代統領’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여 모든 국정을 공평무사하게 성실히 수행한다” 라고 3창을 해라.
 셋째,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벽에 “나는 ‘大統領’이 아니라 ‘代統領’이다”라고 써붙여라.
 넷째, 청와대 대통령 책상 명패에도 “代統領”라고 새겨라. 이렇게 최면을 걸어서 대통령이 민의정치 대의정치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인식케하라.
 다섯째, 공무원, 국무위원, 청와대 수석들도 회의하기 전에 “우리는 국민을 위한 최고의 봉사자이다”라고 3창하라.
 여섯째, 신문 방송등 홍보매체들은 그 실천상황을 매달 한번 씩은 보도하라.
 위의 내용들을 헌법과 법령을 개정할 때 명문화해야 기본정신을 망각하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법에 규정하지 않은 것은 안 한다. 전엔 기본상식 윤리도덕적으로 알아서 실천했던 일들도 근래에 와서 ‘법에 있냐, 법대로 해라’는 말이 법이 됐다. 인간은 이기 독선 편파 지배적이다. 구속력이 없으면 알아서 움직이지 않는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 경복궁 전각에 ‘근정전, 인정전’이라는 현판을 왜 부착했을까. 장기 집단 최면을 걸어 초지일관으로 망각하지 않고 나태하지 않고 실천하게하기 위해서다.
 최근 외국 언론들이 한국을 무속 최면의 나라라고 비하 혹평 매도하고 있다한다. 이것도 최면이다. 티가 있다고 옥이 아니라고 오도시키려는 것이다. 우리도 최면으로 반격하라. 박근혜사례를 통해 최면의 효과도 크지만 맹신하면 망한다는 것을 교훈삼아 그대들이나 잘하라고 전해라. 약도 독이 되고 독도 약이 된다. 물도 독에 타면 독물이 되고, 두충잎을 끓이면 두충차가 된다. 최면은 긍정적 효과가 큰 만큼 부정적 효과도 크다. 최면의 장점만 활용하는 것이 최고최선의 최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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