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별 청주시 산남동 주민센터 주무관

 

인구 고령화 문제는 어제 오늘의 화두가 아니었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는 어느 국가의 복지정책에서나 필수이자, 가장 우선하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그것은 나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미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것은 적어도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 있어 먼 나라, 오랜 미래의 이야기로 은연중에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어디 서울 중심가의 공원이나 대중교통 속의 모습을 통해 점차 점차 피부로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 것이 겨우 얼마 전이다. 사태의 심각함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가장 좋은 지각 방법은 명확한 통계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15년에 이미 전체 대비 고령인구 13%를 넘어섰다. OECD 가입국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이 수치는, 2050년에는 거리에서 걸어 다니는 인구 10명 중 무려 4명이 노인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보여 줄 정도이다. 한 나라 인구 40%가 노인이라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한민국 고령층의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취업률은 50%를 넘었고 반 이상이 노후에도 경제활동에 내몰려 있는 상태이며, 여기에 더해 국민연금 수급자가 54.3%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국민인식 조사에 따르면 고령화 현상에 대한 심각도는 90%에 이른다는 보고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생각에 불과할 뿐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누구나 인구 노령화에 대한 인식은 있으나 거기에 대한 해결책은 없다는 얘기다. 이것은 다시 말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으나 정작 심각하게 느끼고 있질 않다는 소리다. 그러나 지금 깨닫는다 해도 늦어도 너무 늦은 이야기다. 인구의 고령화는 갈수록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노인 인구의 증가가 저출산과 빈곤율의 문제와 맞물려 진행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노인 한 명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경험과 지혜에 대한 존중은 옛 말이 된지 오래이다. 노인을 무시하는 말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노인의 적나라한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은 노인 한 명의 죽음이 아닌, 노인의 삶에 대해 사회적인 토론의 장이 형성되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고령사회의 문제는 단일현상이 아닌 저출산, 육아·보육, 결혼, 실업 등 많은 문제와 복합적으로 얽힌 복잡한 문제이며 이것은 다시 말해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이며 집중적인 계획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지금부터라도 현실적이며 장기적인 고령화 사회 대책을 세워야 한다. ‘우공이산’이라는 말은 이런 때 필요한 것이다. 한 땀 한 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것은 단순히 인적/물적 자원 확보에만 관련된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인 공감대의 형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나 자신의 문제이기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함께 대비해야 하며 이러한 총체적인 사태 인식과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홍보와 행정체계의 마련부터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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