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뜬 밤도 적막도 파도마저도 장엄하여
새처럼 날았다 온몸의 나래 활짝 펴고
다정히 늘어선 비행(飛行), 굳이
북, 동, 서쪽의 세 몸이 아니어도 좋았다
망망대해 깊숙이 불모지로 고적하여도 좋았다
순정의 호흡으로 가파르게 일렁이는 물결 따라
단단한 언어의 표피들 사그라지고
새로운 음률로 이국의 방언들 생성되면
몇 번이고 나는 눈물겨웠다
정처 없이 부서지던 꽃이파리 파스스 타들어가며
뜨거운 숨결 뜨거운 목숨을 극진히 열다가
서해 끝 사리로 박혀 끝없이 울렁이는
그대 나의 격렬비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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