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율 99∼100% 달하는 C형간염 치료제 속속 등장

(동양일보)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치료도 쉽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렸던 C형간염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예방 백신도, 마땅한 치료법도 없던 C형간염이 신약의 등장으로 극복 가능한 병이 된 셈이다. 최근에는 12주 치료 후 100% 완치를 기록했다는 임상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 애브비는 지난달 미국간학회에서 간경변이 있는 만성 C형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100% 완치 효과를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애브비가 C형간염 신약 '비키라팩'을 간경변을 동반한 유전자형 1b형 만성 C형간염 환자에게 12주간 경구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에 참여한 백승운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 교수는 "12주의 치료 후 특별한 부작용 없이 모든 바이러스가 환자의 체내에서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유전자형 1b형은 국내 C형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환자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애브비는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비키라팩의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출시는 이르면 내년에 이뤄질 수도 있다.

내년에는 완치율 99%를 자랑하는 다국적제약사 엠에스디의 C형간염 신약도 등장한다.

엠에스디는 지난달 C형간염 신약 제파티어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으며, 약가 협상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제파티어는 유전자 1b형 C형간염 환자에 12주간 투여한 결과 99%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이미 출시된 길리어드의 '소발디', '하보니'와 새로운 C형간염 신약이 경쟁을 벌이며 '완치시대'를 성큼 앞당길 전망이다. 소발디 역시 기존 C형간염 치료제와 함께 투여할 경우 완치율이 97% 이상에 달한다는 임상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들 신약의 효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이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환자 입장에서는 고가였던 C형간염 치료제의 가격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소발디의 경우 보험 적용에도 불구하고 본인 부담금이 12주 기준 600만원을 넘는다. 국내 도입 당시 수천만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실제 C형 간염 환자 10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비싼 약값에 대한 부담감'이 스트레스 점수 10점 만점에 평균 8점으로 가장 높았다.

C형간염의 국내 유병률은 1% 미만이지만 한 번 감염되면 대부분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만성 C형간염 환자의 30%는 20년 이내에 간경변·간암으로 증상이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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