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아름다움의 추구와 아름다움의 과잉소비에 대한 8인의 작가들의 생각을 담은 전시가 열린다.

대전시립미술관은 현대미술 신년기획전 ‘아름다운 순간’전을 오는 13일부터 내년 2월 1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순간의 인생을 살고 있는 현대인 모두가 삶과 죽음 사이에 미묘하게 흔들리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놓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미술이라는 창을 통해 생각해 보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의 첫 번째 장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인간의 시각과 감정은 과연 믿을만한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

양민하(미디어)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한 기계학습을 이용하여 기계의 건조한 시선으로 인식한 행복과 아름다움이 정렬되어 있을 때, 그리고 순차적으로 왜곡해 보여줄 때 이를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김세일(조각)은 깨지고 부서지기 쉬운 형태를 유지한 석분점토, 철선으로 만질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구조와 흐름, 공간과 매스를 보여준 ‘불가촉’ 연작 등 떠오르는 이미지나 생각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 형상화 하는데 능숙한 솜씨를 선보인다.

두 번째 장 ‘아름다움의 이상은 무엇인가?’는 회화와 사진이 부여하는 아름다움의 속성과 개별적 체험속에 자신이 추구해왔던 아름다움의 이상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분화되는 현대미술의 진화속에서 작가는 무엇을 그리고 미의 이상을 추구하는 지에 대한 물음을 담았다.

권여현(회화)은 과거와 현재, 신화와 대중문화, 고귀한 것과 일상적인 것들을 혼용하여 닥치는대로 꼴라쥬한다. 동서양이 혼합된 이런 이미지들은 숲을 통해 그 모호성과 기괴함을 담아내는 장소가 될뿐만 아니라 규정하기 힘든 여러 상황들이 쉽게 교환된다.

윤종석(회화)은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하는 것은 사적인 것이고 주변 사람의 죽음에 대한 계기를 맞아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작품으로 기록한다. 사적이고 사소한 일련의 기억을 기록하고 생각하는 것, 그것 또한 아름답다고 말한다.

복진오(조각)는 기억 상상력, 그리고 아름다움이라는 표제 속에 금속판을 가늘고 길게 잘라 선을 만들고 구조물을 엮어서 형상을 만든다. 어린시절 아이스크림 막대를 모아 엮어가며 부채, 비행기, 부메랑 등을 만들며 즐거워하던 기억을 바탕으로 유년기의 기억과 상상력, 아름다움이 재현된 새로운 창조의 공간이 아름다운 순간이 된다.

세 번째 장 ‘아름다움은 구원에 이를 수 있는가’는 한 조각 빵을 얻기 위한 자유와 아름다움은 현실에서 화해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자극과 관심, 신경증적 강박이 지배한다는 현대미술에서 예술이 자유는 실현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차이밍량(영화)의 ‘Beautiful 2012, Walker’는 중국의 인터넷TV 유쿠가 ‘무엇이 아름다운가’라는 주제로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로 4명의 아시아 감독들(김태용, 차이밍량, 구창웨이, 허안화)이 각각 연출을 맡았다.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차이밍량의 ‘Walker’는 아름다움을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에 그려내듯 이미지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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