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록금, ‘어디로 갔을까?’…재정악화와 우려 목소리 높아져

(충주=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건국대 재단 측이 건국대 충주병원 적자를 메우기 위해 거액의 글로컬캠퍼스 교비를 사용한 뒤 반환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이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대학 측은 학교재정 악화로 오는 2018년도 학사운영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제기,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집행부와 이 대학 일부 교수들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최근 3개 단과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컬캠퍼스 재정현황 단위별 설명회에서 드러났다.

설명회는 교수책임학점 상향작업에 반발한 일부 교수들이 지난달 교수총회를 열어 학교 측에 학교 예산과 의학전문대학원, 건국대 충주병원에 대한 예산집행 내역공개를 요구, 밝혀졌다.

설명회 자리에서 일부 교수들은 “의학전문대학원 소속 교수들은 강의는 거의 하지 않고 글로컬캠퍼스 교비에서 급여가 지급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제는 학교가 갖고 있는 근본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교수는 “건국대 충주병원 소속 교수 인건비로 연간 총 60억원이 소요되지만, 최근까지 25억원이 대학 법인 측으로부터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건강보험 법정부담금도 법인이 50% 책임지지만, 지난 2014년부터 법인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부담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학 측의 방만한 경영을 질타했다.

아울러 재단 측이 의학전문대학원 운영에 연간 15억원 가량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교비 적립과 반환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 같은 지적과 관련, 대학 측은 “일부 구성원들의 지적에 대해 의학전문대학원 소속을 법인 산하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 측이 의학전문대학원에 별도로 지원하는 금액이 있다”고도 답변했지만 총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설명회 자리에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 의학전문대학원 소속 교수들은 최근 글로컬캠퍼스 집행부를 방문해 의전원을 또 다른 캠퍼스 수준으로 독립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법인이 재정적으로 든든해야 건국대 충주병원의 재정악화 등 총체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법인이 돈이 없는 상황에서 의학전문대학원 독립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대학 법인 측의 부족한 회계를 글로컬캠퍼스 교비로 부담하고 있는 게 밝혀졌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고 해결 의지도 없어 답답하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대학 집행부인 기획처장과 부총장이 총장과 재단 이사장 등을 만나 재정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 재단 측의 문제점 발단을 계기로 알려진 의학전문대학원 소속 교수들의 급여 부담 논의가 대학 생존권 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여 재단 측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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