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1조원 규모 ‘토브룩 신도시’건설

 

원건설(청주시 상당구 북문로2가 116-166 자연타워 2층·☏043-229-2300)은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종합건설사이며 수도권에선 ‘힐데스하임’이란 고급 주택 브랜드로 막 알려지기 시작한 기업이다.

1984년 2월 ‘원건축사사무소’로 시작해 현재 정부의 시공능력평가 144위, 해외건설 규모 26위 업체로 성장했다.

대기업 계열 건축회사에서 근무하던 김민호 회장은 건축설계사로서 실제 건물을 이용할 고객보다 시행사의 이윤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상황에 만족할 수 없었다. 32세의 젊은 나이에 원건설의 전신인 원건축사사무소를 고향 청주에 문 열었다.

이후 청주 시내의 웬만한 건축설계 수주를 도맡아 하다시피하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건축감리, 건축, 토목, 조경, 주택건설까지 20년간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원건설은 IMF에도 끄떡없는 성장세를 지속해 왔다.

2003년 제천시에 토지공사의 택지개발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원건설은 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당시 토지공사로부터 첫 사업을 수주한 원건설이 쟁쟁한 대기업계열 건설사들을 따돌리고 ‘올해의 시공사’ 1위에 올랐다. 젊은 패기를 무기로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하며 충분한 개발경험을 쌓은 원건설은 다른 건설사들이 수익이 나지 않아 포기했던 택지개발에 놀라운 성과를 냈다.

설계에서 시공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이룬 원건축사사무소는 2004년 힐데스하임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발표했다. 다음해 원건설로 상호를 변경하고 2007년 죽전힐데스하임, 오송힐데스하임 등을 성공리에 분양해 몸집을 키워나갔다.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2005년 리비아 개척에 나섰다.

처음은 순탄치 않았다. 이렇다 할 생산기반이 없어 모든 설비를 국내에서 들여와야 했다. 때문에 비용은 늘어만 갔고 건설 속도는 떨어져 소규모 수주에도 손실을 보는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고생 끝에 마침내 리비아 사막에도 단비가 내렸다.

원건설은 리비아 진출 2년 만에 데르나시 101만880㎡부지에 2000가구 빌라와 기반시설을 공사하는 4억2000만달러(한화 488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11년이면 모두 3단계 중 2단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본사 직원 100여명 등 모두 2000여명의 근로자들이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리비아에서의 기회는 2010년에도 찾아 왔다.

원건설은 지중해 연안의 토브룩 신도시 프로젝트 건설공사 계약을 지난 4월 체결했다. 아파트 3000가구를 짓는 1차 계약으로 공사비는 9억5000만달러(한화 1조원 상당)다. 추가 계약 예정인 2차 공사까지 합할 경우 총 사업비는 19억달러(한화 2조원 상당)에 달한다.

토브룩 신도시 프로젝트는 리비아 정부의 공공국책 사업으로 리비아 행정기반시설청(ODAC)이 발주했다. 132만㎡ 크기의 땅에 아파트 176개동 5000가구와 행정·교육·상업·종교 시설을 함께 짓는 대규모 공사다. 현재 기초 공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2014년 1월 완공 예정이다.

이 공사는 당초 얼마 전 법정관리에 들어간 성원건설이 수주했으나 보증을 받지 못해 리비아 정부로부터 계약을 파기 당해 ODAC가 성원건설과 계약을 해지한 뒤 원건설에 직접 공사를 맡아줄 것을 요청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토브룩에서 160㎞ 정도 떨어진 데르나 지역에서 공사 중인 신도시 건설사업에 대한 평가가 좋았기 때문이다.

원건설은 토브룩 공사 진출건을 계기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서울사무소를 개설해 해외사업본부와 기획부서를 옮겨왔다.

토브룩 공사가 완공되는 2014년에는 현재 도급순위 144위에서 50위권 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인/터/뷰/

“20대부터 키워 온

리비아 진출 꿈 이뤄”

 20대의 젊은 청년은 꿈을 키웠다. “언젠가는 북아프리카의 진주 리비아를 직접 건설하겠다.”

“젊은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공사 현장에서 일할 때부터 리비아에 진출하고 싶었는데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쁩니다.”

김민호(59·사진) 원건설 회장은 리비아 데르나 프로젝트에 이어 토브룩 신도시 건설 공사까지 수주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1978년 27살의 나이에 대림산업에 입사한 건설 초년병은 입사하자마자 사우디아라비아 건설현장에 뛰어들었다. 고향인 청주를 뒤로 하고 먼 이국땅에 갔을 때 그는 해외건설 현장에서 달러 뭉치를 벌어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고 50도의 살인적인 더위, 12월에도 한국의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는 사우디는 꿈을 펼치기에 적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때 마침 리비아에서 건너온 다른 국내 건설업체 사람들을 만나 그 곳 기후에 대해 들었다. 아프리카지만 북으로 지중해와 접해 있어 가을에는 매우 화창한 날씨로 건설하기에 제격이라는 것이었다. 이를 들은 청년은 제 손으로 회사를 차려 언젠가는 리비아에서 해외사업을 해보리라고 굳게 마음 먹었다.

열사의 땅 사우디아라비아에 근무하던 젊은 시절 기후가 더 좋다는 리비아에서 일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꿈 꿨던 막연한 열망은 현재 리비아에 토지 개발부터 도로, 전기 등 도시기반 공사, 학교, 경찰서 등 관공서와 아파트 건설까지 신도시를 통째로 지어 수출하는 사업으로 일궈졌다.

김 회장은 “2005년 리비아에 진출했으나 2년간 수업료만 날렸다”며 “초기에 작은 공사부터 수주하다보니 신뢰도가 쌓여 대형 공사를 수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1년 넘게 수주에 실패한 김 회장은 대형 공사보다는 실속있는 사업을 노렸다. 그 결과 2006년 정유공장 보수공사를 시작으로 작은 공사를 따내기 시작했고 2007년 9월 3억700만달러 규모의 데르나 지역 도시개발 사업에 이어 지난 4월 토브룩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됐다.

“리비아는 공사 수요가 무궁무진한 곳입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김 회장. 그의 원대한 꿈은 진행형이다.

<배명식>

 

원건설 연혁

 1984년 2월 원건축사사무소 설립

1996년 4월 건축 감리 전문회사 등록

1996년 10월 건축 공사업 면허등록

1997년 12월 토목 공사업 면허등록

1998년 1월 소방시설 감리업 등록 (기계·전기)

1999년 4월 기업의 연구개발 전담부서 등록

1999년 10월 전기 공사업 등록

2001년 3월 환경영향평가 대행업 등록

2001년 10월 제천지방산업단지 개발사업 착공

2003년 7월 오송산업단지 조성사업 착공

2003년 12월 오수처리시설 등 설계·시공업 등록

2004년 12 원건설 주택사업 브랜드 힐데스하임 런칭

2005년 3월 한국토지공사 우수건설업체지정

2005년 9월 해외건설업 등록(토목건축공사업·전기공사업)

2005년 12월 나주송월지구 도시개발사업 착공

2005년 12월 조경공사업·소방공사업 등록

2006년 5월 오창 코아루아파트 입주자 감사기념조각상제막식

2006년 6월 오창 코아루아파트 준공

2006년 12월 청주경제경의실천시민연합 시민이 주는 정도대상 수상

2006년 12월 대전서남부지구 택지개발사업 단지조성사업 착공

2007년 7월 한경주거문화대상 타운하우스부문 대상 수상

2007년 1월~2007년 5월 리비아 유로 지역 교차로 및 교량 콘크리트 보수

2007년 7월~2007년 11월 리비아 도로 암거 보수 공사

2007년 8월~2010년 2월 리비아 데르나 지역 1384세대 고층 빌라 및 기반시설 작업

2007년 12월 2007 주택건설의날 대통령표창

2008년 11월 충북도 건축사협회 자랑스런 건설인상 수상

2008년 12월 45회 수출의날 2000만불 수출의탑 수상

2008년 12월~2010년 11월 아모라그랜드 모스크 프로젝트

2009년 3월 43회 납세자의 날 표창

2009년 4월~2011년 4월 리비아 데르나 지역 616세대 고층 빌라 및 기반시설 작업

2009년 11월 46회 수출의 날 30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2010년 4월 리비아 토브룩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

2010년 6월~2014년 1월 리비아 토브룩 신도시 프로젝트

 ◇리비아는…

 리비아의 정식명칭은 대사회주의 인민 리비아 아랍국(Great Socialist People’s Libyan Arab Jamahiriya)이다. 아프리카 북부 해안에 위치해 있다. 수도는 트리폴리(Tripoli)이며 행정구역은 25개 자치시(baladiyah)로 이뤄져 있다. 동쪽으로 이집트, 수단, 서쪽으로 튀니지, 알제리, 남쪽으로 차드, 니제르와 국경을 접하고 북쪽으로는 지중해에 닿아있다. 175만9540㎢의 면적에 인구는 617만여명(2008년 기준)이다.

1912년 트리폴리타니아와 키레나이카가 합쳐져 리비아가 됐지만 이탈리아의 식민지배를 받게 됐다. 1951년 국제연합(UN)에 의해 트리폴리타니아, 키레나이카, 페잔이 리비아 연합왕국으로 독립했으며 1969년 공화국이 됐다.

2006년 국가원수에 알바그다드 알리 알마흐무디(al-Baghdadi Ali al-Mahmudi)가 취임했지만, 카다피(1969년 쿠데타로 집권 시작)가 여전히 최고 지도자로 있다. 테러국가로 지목돼 서방국가들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아왔는데 1999년 이후 아프리카 각국의 내전 중재자로 활동하는 등 태도를 바꾸고 서방국가들과도 관계를 개선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