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에

갇힌 벌을 잡으려다 

손끝을 쏘였다

그 후 한 소년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사랑할 나이가 되어 

꽃밭을 서성이지만 

마을의 집들 담장 밖으로 늘어뜨린 

호박은 없을 뿐더러 

있는 호박의 꽃들은 

인공 수정되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호박꽃 

그곳에서 다시 쏘인 손끝은 

지독한 바이러스 

감염되어도 보았지만 

그 욱신거림

처음의 살맛에 이르지는 못 한다 

그러나 또 벌을 잡으러 

사내는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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