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 상승될듯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다나의원·원주 현대정형외과 등 일부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한 후 정부가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근절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철저히 소독해 사용하면 되는 의료기기까지 일회용처럼 취급할 경우 불필요한 의료비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보건소에서 동내 병·의원을 상대로 감염 방지를 목적으로 한 번 사용한 의료기기는 폐기 조치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에 열 소독장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속으로 된 의료기기까지 1회 사용 후 폐기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은 일회용 의료기기의 개념을 ‘소독 가능 여부’에 따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주사기처럼 플라스틱으로 된 의료기기는 소독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일회용으로 보는 것이 맞지만, 척추 마취기구·내시경 장비 등은 소독을 하면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주사제가 담긴 용기 형태에 따라 관리를 다르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사제 용기는 유리로 된 뚜껑을 부러뜨려 사용하는 방식인 ‘앰플’과 고무마개로 막혀 있는 ‘바이알’로 구분된다.

이 중 앰플의 경우 한 번 사용하고 버릴 수 밖에 없지만, 바이알은 일반적으로 20㏄ 용량으로 구성돼 있어 환자 1명에게 전량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바이알을 3㏄·5㏄ 형태로 소량 제작해 앰플처럼 한 번 사용하고 버리도록 해야 주사제로 인한 감염 예방에 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취통증의학과 A 원장은 “20㏄ 용량의 바이알을 개봉한 후 고작 3㏄·5㏄ 정도 사용하고 버리면 의료 폐기물이 발생하고 환자의 의료비 부담도 지금보다 훨씬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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