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재창(충북도의회 부의장)

▲ 엄재창(충북도의회 부의장)

1969년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처음으로 주장한 이론이 있다. 바로 ‘마태효과’라는 이론으로, 신약성경 마태복음 25장 29절에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더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다 빼앗기리라.’라는 표현의 경제용어다.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진다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 즉, 양극화 현상의 함축적인 표현이며, 요즘말로 ‘금수저 흙수저’로 표현 될 수 있겠다.
2013년 10월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여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의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는 교육경비 보조를 제한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재정자립도가 10% 내외인 우리도내 6개 군 지역(단양, 보은, 옥천, 영동, 괴산, 증평)에서는 돌봄 교실, 방과 후 학교 운영 등 6개 사업이 예산부족으로 반 토막 나고 말았다.
재정여건이 비교적 좋은 도내 5개 시·군에 비해 모든 여건이 열악한 군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 받았고, 더더욱 개천에서 용이 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
충북도내 마태효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7년 본예산을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금수저 흙수저’ 현상은 지속된다.
문화예술관련 예산은 여전히 여건이 비교적 좋은 시·군 위주로 편성되고 있다. 지역 향토 가요제를 예로 들면, 내년에 충북도에서 지원하는 5건의 지역 향토 가요제는 청주 1건, 충주 1건, 제천 2건, 보은 1건으로 재정이 열악한 군 단위 지역은 지역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화합의 장’마저 박탈당하고 있다.
교육예산도 여전하다. 충북도교육청은 내년 충북 행복교육지구 운영을 충주, 제천, 보은, 옥천, 영동, 진천, 괴산, 음성지역에 한해 추진하겠다고 제출했다.
앞서 말한 6개 군 지역 중 영동, 단양은 제외된 채 계획을 세운 것이다. 해당 군이 사업에 미 응모하여 제외 했다는 것이 이유인데, 이것은 국가 의무인 교육시책을 추진하면서 예산을 부담하지 않는 지자체는 제외시키는 편협 된 발상으로 ‘돈도 실력이다.’, ‘개천에서는 절대로 용이 나오지 못한다.’라는 말을 뒷받침하고 있음이다.
이러한 결과들이 누적 될수록 마태효과는 가속화 되고, 그 결과 자본의 지역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마태효과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단순히 인구비율과 재정자립도만을 따져 예산을 편성하기보다 예산에도 ‘지역 간 복지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물론, 이 방법은 다분히 복잡하며 지역 간 이견이 많이 따른다. 현재 몫을 빼앗기는 지역의 저항은 말할 것도 없고, 향후 재원 부담을 더 해야만 하는 지역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누구나 명백히 예상 가능한 사회갈등이지만 언젠가, 누군가는 반드시 재원배분과 분담에 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 도의 예산을 현재처럼 시 지역에 집중배분 할 것인지, 아니면 인구가 적어 수요가 적더라도 열악한 군 지역에 현재 보다 많은 예산이 편성 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또한, 청년과 노인간, 취약계층과 중산층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등등 사회갈등이 불 보듯 뻔한 분야의 재원 배분과 분담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필자는 그 시작을 조금이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마태효과에 마태효과가 누적되어 회생 불가능한 거대한 흙수저가 탄생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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