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울음을 그치지 않는 원아를 어두운 방에 홀로 가둬놓은 청주 모 어린이집 원장이 구속되고, 원아를 사정없이 때리는 영상이 공개된 교사가 처벌받는 등 올 한 해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이 유난히 많아 충격에 빠지게 했다.

급기야 정부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집에 CC(폐쇄회로)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CCTV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해 아동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영유아 학대 인식 실태와 개선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학대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부모 66%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24%는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해 전체적으로 90%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교사는 58%가 '도움이 안 될 것', 12%는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답해 부모의 기대와는 대조적이었다.

CCTV 설치에도 아동학대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각지대에서 학대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부모(47.5%)와 교수(41.4%) 모두에서 가장 많았다.

그러나 부모와 교사가 2번째로 많이 꼽은 이유는 달랐다. 부모는 '실제로 CCTV를 열람하기 어렵기 때문', 교사는 'CCTV 설치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식하지 않고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동학대가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부모(41.7%)와 교사(47.2%) 모두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교사의 직무스트레스'라고 답했다.

이처럼 아동학대 근절하기 위해서는 감시의 차원인 CCTV 의무설치 보다는 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과 어린이집 교사 처우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감시의 대상이 아닌 믿음의 대상으로 부모와 교사가 만날 때 아동학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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