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구단은 부상 우려 반대

▲ 2009년 WBC에 출전했을 때의 추신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가 소속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반대에 KBO를 통해 출전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추신수의 국내 에이전트 업무를 맡은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KBO에 (텍사스 구단에) 요청서를 보내달라고 부탁했으며, 김인식 대표팀 감독에게도 (구단에서 출전을 반대한다는 사정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 역시 “추신수 선수를 포함한 메이저리그 선수의 출전을 요청하는 서한을 이번 주 내에 메이저리그 구단에 보낼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추신수는 내년 3월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WBC를 국가대표로 출전할 마지막 기회로 여긴다.

하지만 텍사스 구단은 올해 잦은 부상으로 신음한 추신수가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하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주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은 지역 봉사활동에 참가한 자리에서 추신수에게 직접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불참 요청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 사실이 텍사스 지역 신문을 통해 알려졌고, 추신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송 위원은 “추신수 선수는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가족들에게 (대표로) 뛰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만큼 의지는 굳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텍사스 구단은 부상 위험이 큰 고액연봉 선수인 추신수의 출전을 만류하는 분위기다.

추신수는 2014년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에 사인하고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 때문에 제대로 뛴 건 2015년뿐이다.

올해는 모두 4번이나 부상자명단(DL)에 올라가면서 힘겨운 시즌을 보냈고, 정규시즌 48경기 출전에 그쳤다.

텍사스는 최근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지만, 연거푸 디비전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다.

내년에도 텍사스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하지만 같은 지구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올겨울 적극적으로 전력보강에 나서며 텍사스를 위협하고 있다.

송 위원은 “추신수 역시 구단의 사정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어서 고민이 깊다. 무작정 출전을 고집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지금은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세계화를 위해 ‘세계 최고의 선수가 국가별로 겨룬다’는 취지로 창설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은 부상 때문에 핵심 선수의 출전을 꺼리는 분위기고, 명확한 대표차출 거부 기준이 없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협상 결과가 추신수 출전 여부에 중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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