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상식 교수팀 "웨어러블 기기·의료용 센서 등에 적용"

(동양일보) 국내 연구진이 실리콘을 소재로 한 유연한 열전모듈(열전소자)을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김상식 교수 연구팀이 수십 나노미터(㎚, 10억분의 1m) 굵기의 얇은 실리콘 나노선을 이용해 효율이 높은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열전소자는 소자 양 끝의 온도 차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다.

자동차 엔진이나 배기가스, 산업현장, 체온, 태양열 등 일상생활 등에서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할 수 있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 실리콘 나노선을 이용한 유연한 열전모듈

최근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나 휘어지는 컴퓨터 개발을 위해 유연한 열전소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유연한 유기물을 이용한 열전소자는 전기 전도도가 낮아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딱딱한 실리콘을 수십 나노미터 굵기로 얇게 만들어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열전모듈을 개발했다.

특히 현재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반도체 공정인 'CMOS 공정'을 이용해 제작할 수 있어 상용화가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전기 전도도는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열 전도도를 기존의 5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해 실리콘 열전모듈의 열전변환 효율을 끌어올렸다.

그동안 실리콘은 전기 전도도는 높지만 열 전도도 또한 높아 열전소자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실리콘 열전모듈은 구부린 상태에서도 열을 전기로 바꾸는 성능이 14.2mW/(m·K2)로 유기물 기반 열전소자에 비해 100배 이상 높았다.

또한, 반복해서 구부려도 출력 전압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체온이나 컴퓨터의 열기 등을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피부 부착형 메디컬 센서 등에 적용할 수 있다.

▲ 고려대 김상식 교수

김상식 교수는 "반도체 산업에서 범용적으로 쓰이는 실리콘을 이용해 처음으로 유연한 열전모듈을 개발했다"며 "기존 파우더나 유기물 형태의 열전소자와 달리 현재 쓰이는 반도체 공정에서 제작이 가능해 상용화가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지난 5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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