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철 기상청 차장

 

오늘날 우리는 일기예보에서 낯설지 않게 한반도 주변의 기상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기상위성에서 관측하여 촬영한 것으로, ‘기상위성’은 소규모 기상현상부터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광범위한 기상현상까지 관측이 가능하여 신뢰도 높은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10년 6월, 우리나라 최초로 기상 영상기를 탑재한 정지궤도복합위성인 천리안 위성 발사에 성공하였고 현재까지 운영 중에 있다. 그리고 이제 천리안위성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차세대 기상위성 천리안 2A호가 2018년 발사를 목표로 새로운 역사를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리안 2A호는 약 3.5톤 규모의 중대형 위성으로 천리안 1호보다 3배 많은 16개 관측채널을 탑재하고 있으며 해상도도 4배 이상 좋아졌다. 또한, 천리안 2A호는 컬러 관측이 가능하며 관측 주기와 속도가 빨라져 천리안 1호보다 4배 더 빠른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효과적인 기후변화 감시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상예보 능력 향상을 위해 차세대 기상위성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본은 차세대 기상위성 시리즈인 히마와리 8·9호를 2014년 10월과 2016년 11월에 연속적으로 발사하여 기존보다 수십 배 향상된 기상자료를 수집하고 기상 관련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도 2016년 11월에 차세대 기상위성인 GOES-R을 발사하여 지구정지궤도상에서 운영 전 시험 중에 있다. 이 밖에도 유럽과 중국 역시 다양한 임무를 가진 차세대 기상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이에 기상청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기상위성의 관제 및 관측한 기상자료를 수신·처리하여 대국민 서비스를 수행하는 차세대 기상위성 지상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보다 100배 이상 증가된 대용량 관측 자료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고속 병렬처리기술 등 우리나라가 확보한 최첨단 ICT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52종의 기상자료처리를 위한 과학코드 역시 국내 기상 관련 학계를 통해 개발 중이며, 해외 기상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엄격한 검증을 거쳐 실제 운용에 투입하게 된다.

특히, 차세대 기상위성은 우주기상 탑재체를 이용하여 자기폭풍 등 급격한 우주기상 변화 현상에 대한 대응능력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한반도를 포함한 지구반구에서 관측한 우주기상자료를 전 세계 전문기관과 공유함으로써 우주기상예보 관련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된다. 이 밖에도 아시아-오세아니아 국가들에 위성방송을 통해 고품질의 기상자료를 배포함으로써 해당 국가들의 기상재해 예방대책을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기상위성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국제적 위상을 확고히 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차세대 기상위성 지상국 구축이 완료되면, 선진국 수준의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중장기적 기후변화감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또한, 재난관리기관, 지자체, 군, 방송국 등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유관기관에 맞춤형 기상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국가 재해대책수립 및 재난관리능력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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