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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출신 이상범 시인 한국시단 ‘디카시’ 영역 구축
진천출신 이상범 시인 한국시단 ‘디카시’ 영역 구축
  • 김재옥 기자
  • 승인 2016.12.22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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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김재옥 기자)충북 진천 출신의 원로시인 이상범(82·김포시 김포한강2로)씨가 최근까지 5권의 디카시집을 내며 한국시단에 ‘디카시’라는 새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시인은 2011년 시와 세상과의 적극적인 소통의 수단으로 달력을 채택, 국내 최초로 ‘디카시(詩)’라는 이름으로 달력을 제작한 후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

‘디카시’는 디지털 시대에 필름이 아닌 메모리칩을 이용해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시를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시와 사진을 한 공간에 디자인해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시를 만나게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셈이다.

 

이 시인은 꽃과 이슬 중심의 피사체 촬영과 포토샵을 통한 이미지 형상화, 이미지에서 얻은 영감을 고스란히 담은 시 창작 등의 과정을 거쳐 ‘디카시’라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문학 장르를 개척, 발전시켜 왔다.

디카시집이라는 이름으로 2009년 ‘꽃에게 바치다’를 시작으로 ‘풀꽃 시경’, ‘햇살 시경’, ‘하늘색 점등인’, ‘초록세상 하늘궁궐’ 등 5권을 발간했다. 이 중 ‘풀꽃시경’은 고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디카시에서 사진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 아니라 시와 사진이 함께 공존함으로써 비로소 디카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시와 사진의 콜라보레이션은 시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시를 잘 읽지 않는 요즘 세대에게 많은 공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크기만한 책은 핸드백에도 쏙 들어갈 만한 앙증맞은 사이즈로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했다.

이 시인은 “디카시는 디지털시대에 필름이 아닌 메모리칩을 통해 얻어낸 모든 영상에서 출발한다”며 “이 가운데 시를 함축한 영상은 사진의 원형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기호화해 디자인한 영상을 시와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삼환 시인은 “사진과 시가 각각 별개로 존재하면서도 사진 속에서 시를 읽어내고 시 속에 사진을 배치함으로써 사진에 깊이를 더하고 시에 입체성을 부여하여 효과를 배가하려는 예술적 시도”라며 “그 작업 과정은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색의 조화는 물론이고 새로운 물상을 창조하는 회화의 기법을 적용하여 이루어진다. 때문에 정확한 앵글을 잡아야 하는 사진가와 채색의 농도와 깊이를 재는 화가, 그리고 글의 행간과 여백의 조화를 아는 시인이 하나의 이미지에 포커스를 맞추어 심안의 정수를 뽑아내야만 가능한 작업이라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티 한 점 없는 자연의 모습을 담아 보여줄 수도 있지만 이 시인은 어떠한 문제 혹은 특징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 자연을 촬영해 그 속에 담긴 의미, 형상을 이끌어내 시와 연결했다.

사진과 시의 결합은 독특한 재미를 준다. 시의 소재가 된 것들을 눈앞에서 생생히 볼 수 있게 하고 사진 속 형상이 시 속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날 것’ 그대로 실린 사진들도 있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배경이나 줄기부분을 지운 것들도 있다. 남길 것만 남겨 보여주는 이 작업은 독자들로 하여금 고졸미(古拙美)를 느끼게 한다.

이근배 시인(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은 김 시인의 디카시에 대해 “이상범의 정신은 나무에 열린 새처럼 자유롭고 그 감성은 층층이 무동을 타고 설악의 멧부리를 올려다보는 이슬처럼 맑다”며 “오랜 정신의 편력이 사물을 감추고 있는 우주적 의미를 간파하고 언어로 조형해 내는 시적 성숙이 절정을 치닫고 있다”고 평했다.

시인인 이지엽 경기대 교수는 “사진과 시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 평범함을 넘어서는 시적 상상력, 동태적 이미지와 시적 긴장감이 이 시인의 작품에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인은 “사진과 시가 공존하고 상부상조하며 서로가 한몫을 하게 했다. 또한 배면의 색을 바꾸는 일 뿐만 아니라 영상을 단순화하고 기호화하는 압축미에 신선도를 높이는 디자인도 마다하지 않았다”며 “이제 내 눈도 노안의 한도를 적지 않게 느끼고 있다.이 시집으로서 디카시의 대강과 끝손질을 다시 보여 드리고 싶다. 그 동안의 나의 노고(?)에 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이 시인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한국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육당문학상, 가람시조문학상, 이호우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한국시조시인협회장,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등을 지냈다. 최근까지 시집 ‘별’, ‘신전의 가을’ 등 23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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