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중부대 교수)

▲ 최태호(중부대 교수)

K-Pop과 효(HYO)라고 하면 뭔가 부조화를 이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자는 최신의 한국 음악으로 세계 한류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고, 효(孝, HYO = Harmony of Young & Old)라고 하면 조선시대적인 냄새가 나는 고리타분한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통섭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한류 문화의 첨병을 자처하는 필자는 K-Pop과 효를 모두 중요시 한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 보아도 한류의 바람은 여전히 강하게 불고 있다. 덕분에 한국어가 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한국의 효사상도 요즘 유럽에서 제법 많이 알려져 있다. 작년 여름 비엔나대학교에서 <한국 효사상의 변이 양상>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였다. 한국의 사상이 세계적으로 좋은 사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아놀도 토인비(1889. 4. 14. ~ 1975. 10 22)는 “한국의 효사상과 경로사상, 가족제도 등의 설명을 듣고‘한국의 효사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보니 효사상은 인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상’이라고 했고, 한국뿐만 아니라 서양에도 효문화를 전파해 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서양은 18세가 넘으면 독립해서 부모와 단절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명절 때가 되면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될 정도로 부모를 그리워하며 고향을 찾고 있다. 지구를 떠날 때 반드시 가지고 가야할 사상임에는 틀림없다. 근자에는 효사상을 어른공경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하모니운동(Harmony of Young & Old)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을 끈다. 치사랑(올리사랑)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내리사랑과 치사랑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관계를 말한다. 노인과 젊은이가 조화를 이루고, 노사가 하모니를 이루며, 사제 간에 사랑하고, 나라사랑, 자연사랑, 이웃사랑의 정신이 모두 하모니 정신(Harmony of Young & Old)에 들어간다.
 통섭의 시대에는 최첨단의 K-Pop과 효가 동시에 융합할 수 있다.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게 크리라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가 예의의 범주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음악, 노래, 춤 등을 포괄한 적으로 적용한 문화)을 통하여 함께 누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예만 주장하면 스트레스받기 쉬워 악을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커리큘럼을 보면 예악사어서수(예(禮)=윤리, 악(樂)=음악, 사(射)와 어(御)=체육(활쏘기, 말타기), 서(書)=문학(글쓰기), 수(數)=수학)라 하여 윤리학 다음에 바로 음악을 넣었다. 예로부터 인성과 도덕을 중시하였고, 바로 이어서 스트레스 푸는 것을 중요시했음을 알 수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조화로운 삶이 중요하다. 어른과 아이가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다. 효를 통해 가정과 나라가 화목해진다면 나라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필자가 외국에 나가서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외국인들이 말춤(싸이가 강남스타일에 서 추는 춤)을 출 수 있느냐고 묻는 친구(?)들이 많다. 대충 흉내 내어 보지만 어색하기 그지없다. 나이 먹으면 젊은이들의 노래를 따라하기 힘들다. 지나치게 빠르고, 가사도 가끔 속된 것이 나오곤 한다. 이 기회에 노래가사도 한국의 얼을 살리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탠다. 작년 체코에 갔을 때는 사람들이 “한국의 여자는 다 팅커벨 같이 생겼는데, 한국 남자는 모두 싸이 같이 생기지 않았냐?”고 해서 웃은 적이 있다. 내가 싸이같이 생겼나 하고 돌아보기도 하였다.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는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어른과 아이가 하모니를 이루고 갑과 을이 없이 모두의 발전을 위해 하나가 되는 세상을 꿈 꿔 본다. 어울리지 못할 것은 없다. 가슴을 열지 않고 대화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거짓말하기보다는 진실을 말하고, 남을 꾸짖기 전에 칭찬하는 것을 생각하고, 차별을 이야기하기 전에 차이를 알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K-Pop과 효(HYO)가 하나가 되어 세계의 사상을 이끌어갈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온다.
 우리가 가장 잘 하는 것을 팔아야 한다.
 가장 자신 있는 것을 수출해야 한다.
 그것은 한국어이고 한국노래이고 한국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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