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눈에 좋다고 루테인을 과잉 복용하다간 자칫 시력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립대학 부속 모런 안과병원 연구팀은 장기간 과도하게 루테인을 복용한 한 60대 여성의 눈에 특이한 결정체가 생긴 사례를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안과학'에 보고했다.

녹내장 증상이 있는 이 환자는 두 눈에 '반짝이는 결정체'들이 있고 이물감을 느낀다고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광단층촬영장치(OCT)로 검사하니 망막중심와 내부에 둥글고, 노란색의 결정체처럼 반짝이는 물질들이 보였다.

병력이나 유전, 다른 안과적 문제 등 원인을 찾을 수 없었으나 특별한 습관이 발견됐다.

이 환자는 루테인이 눈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8년 동안 루테인 보충제를 매일 20mg씩 복용했다. 게다가 루테인이 풍부한 시금치, 브로콜리, 케일, 아보카도 스무디도 매일 듬뿍 먹었다.

연구팀은 이 환자의 체내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측정한 결과 눈에는 보통 사람의 3.1배, 피부엔 2.7배. 혈청 속엔 2.9배 많았다. 카로티노이드는 녹황색 채소 등에 많은 색소이자 항산화 및 항노화 기능 등이 있는데 루테인에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포함돼 있다.

루테인 보충제 복용을 하지 않은 채 7개월 동안 통원치료하자 이 환자 오른쪽 눈에 있던 결정체는 차츰 녹아 사라졌으나 왼쪽 눈 속의 것은 없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루테인을 장기간 과다복용해 그 성분이 눈에 침전되고 결정체가 만들어 황반변성증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인공 선탠용 약물을 과다복용 시 나타나는 '칸타크산틴 망막증'이나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희귀질환 '서아프리카 결정체성 황반변성증'을 연상시키지만 정확한 원인 등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루테인은 노인성 황반변성(AMD)으로 인한 시력 상실의 예방이나 증상 완화 등에 좋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여겨 하루 최대 권장량(10mg) 이상 복용하는 사람이 많으며, 게다가 노인성 황반변성과 무관한 일반인들도 보충제를 먹고 있다"며 과다복용으로 오히려 시력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사람은 식품 속에 들어 있는 자연상태로 복용하고 AMD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만 의사 지시에 따라 보충제를 복용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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